‘움츠린 솔나무 아래 마찰하는 물결’은 울산의 산업적 이미지와 자연·문화유산이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는 전시다. 참여 작가 김보원, 문채원, 연성의 작업은 서로 다른 매체와 주제를 활용하지만, 모두 울산이라는 장소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어 관람객은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본 울산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김보원 작가는 공업도시 울산의 역사와 현재를 모티프로 한 가상의 도시 이야기를 담은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산업 구조와 인구 구성 변화 속에서 도시 환경과 사회적 변화를 겪고 있는 울산의 모습을 가상의 공간과 virtual NPC 배치를 통해 시각화한다.
문채원 작가는 반구천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와 그 보존 방식을 출발점으로, ‘가치 있는 것’의 기준과 이를 둘러싼 제도적·기술적 틀을 유머러스하게 재해석한 회화 작업을 보인다. 유적의 보존 방식, 동물 모형, 조립 장난감, 박제 등 현실과 맞닿은 이미지를 통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선정 기준인 ‘보편성’과 ‘탁월성’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연성 작가는 전시에 앞서 진행됐던 도시 환경 탐색 퍼포먼스 ‘Bring Your Own Bike’의 결과물을 공개한다. 자전거를 타며 산업과 자연이 어우러진 울산을 신체적으로 탐색한 과정을 기록한 영상과 퍼포먼스에 직접 사용한 탐색 장치가 설치된 자전거를 함께 전시해 관람객에게 산업화된 도시 환경을 감각적으로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유스펙트럼은 울산 기반 청년 작가들이 결성한 그룹 MM(Mixed Media)이 ‘2025 문화도시 울산 조성 사업’ 울산청년플레이리스트에 선정돼 수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이다.
전시 참여 작가 중 김보원·문채원 작가의 작업 세계는 MM의 인스타그램 속 ‘스튜디오 비짓’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먼저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전시 마지막 날인 29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전시 참여 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돼 작가의 시선과 작업 과정을 더 가깝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관람 시간은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일·월요일은 휴관. 차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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