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E 2025 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가 12일부터 14일까지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은 이 행사는 ‘인공지능, 울산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산업도시 울산이 디지털 전환을 어떻게 구체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다.
430개사가 460개 부스를 꾸려 모빌리티, 스마트팩토리, 친환경에너지, 이차전지, AI 등 5대 미래산업 분야의 기술을 전시한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SK에너지, 삼성SDI 등 글로벌 기업이 현장에서 검증한 첨단 기술을 공개하며 울산의 산업 경쟁력을 입증한다. 미래산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혁신방향을 다시 쓰는 ‘울산판 CES’ 무대인 셈이다.
올해 박람회의 핵심은 ‘AI 중심 산업 전환의 구체화’다. 지난해의 ‘기술 융합’이 개념을 보여주는 단계였다면, 올해는 생산 현장에 AI를 적용하고 산업과 인력을 연결하는 실행의 단계를 보여준다. ‘울산국제수소에너지포럼’ ‘AI산업발전 콘퍼런스’ ‘U-배터리 테크 포럼’ 등에서는 수소·이차전지·AI 기술이 서로 맞물리는 산업 구조의 청사진이 논의된다. 동시에 ‘트렌드 코리아 2026’ 저자 특강, 과학 유튜버 ‘궤도’의 토크콘서트, 이세돌 초청 강연 등 시민과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기술 변화를 생활의 언어로 전달한다.
산업과 경제의 실질적 효과를 높이기 위한 연계 행사도 강화됐다. ‘동반성장 페어’에서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구매상담회가 열리고, ‘울산 엑스포트 플라자’에서는 6개국 22개사 해외 바이어와 지역 기업 57개사가 1대1 수출 상담을 진행한다. 이는 울산이 글로벌 시장과 연결되는 실질적 통로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울산시는 관람객 편의를 위해 KTX울산역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점심시간에는 알프스시장 등 지역 상권과 연계한 노선을 운영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반구천 암각화 탐방 프로그램도 함께 마련해 산업과 문화가 어우러진 도시의 이미지를 확장한다. 13일 개막식에서는 ‘AI 반도체 기반 산업 육성 업무협약’이 체결돼 울산의 미래산업 비전이 공식화될 예정이다.
울산은 여전히 제조업의 비중이 높은 도시지만, 변화의 방향을 스스로 정하고 있다. 산업 전환은 기존 기반의 해체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과 구조를 덧붙이는 과정이다. 이번 박람회가 그 구조적 변화를 설계하고, 실질적 협력의 네트워크를 만들어내는 계기가 된다면 울산은 더 이상 과거의 산업수도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WAVE 2025는 AI를 매개로 한 산업혁신의 흐름을 울산에서 시작해 세계로 확산시키는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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