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앞바다 수중 데이터센터, 산업 전환의 토대로
상태바
[사설]울산 앞바다 수중 데이터센터, 산업 전환의 토대로
  • 경상일보
  • 승인 2025.11.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 앞바다에 국내 최초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이 현실화하고 있다. 서생 앞바다 수심 20m 해저에 서버 10만대 규모 수중 데이터센터 모델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 모델을 완성하고, 2031년부터 상용화 단지 조성에 돌입한다. 전통 산업도시 울산이 미포국가산단에 7조원 규모 SK AI 데이터센터를 유치한 데 이어, 해상에서도 글로벌 데이터 산업을 선도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울산시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10개 기관·기업은 13일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모형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친환경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설계·시공, 운영·유지관리 원천기술을 공동 연구·개발하기 위해 체결됐다.

울주군 서생 앞바다는 국내 최초 수중 데이터센터 구축의 최적지로 꼽힌다. 동해 중남부 연안 중 가장 낮은 표층 수온 덕분에 서버 냉각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최근 20년간 규모 3.0 이상의 해양지진은 단 9건에 불과해 안정성도 뛰어나다. 해양의 냉각력과 지진 안전성을 동시에 갖춘 곳이다.

이번 수중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의 핵심은 해양 저온 환경을 활용한 냉각 효율 극대화다. 기존 지상 대비 약 40%의 에너지 절감이 기대되며, 디지털 전환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AI 시대의 폭증하는 데이터 처리 수요에 대응해 속도와 안정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차세대 인프라라는 점에서, 울산이 미래 디지털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임을 보여준다. 협약식 직후 열린 기술 토론회에서는 수중 데이터센터 실증 연구와 단계적 상용화 전략이 집중 논의됐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수중 데이터센터 상용화를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 해저 시공 기준, 유지관리 안전성 등 법·제도 개선이 필수적이며,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인력 양성, 기술 교류, 산업 적용 체계 마련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지방정부가 중장기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수 있는 재정·제도 기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육상에 이어 해상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울산이 전통 산업도시에서 미래형 AI 산업도시로 도약하는 결정적 전환점이다. 산업 구조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절호의 기회인 만큼, 제도와 재정, 기술 기반을 차근차근 정비하고 축적해 나가야 한다. 이번 협약이 울산 산업 도시의 혁신과 체질 개선의 든든한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오늘의 운세]2025년 10월20일 (음력 8월29일·임술)
  • 도서관 인근 편의점 ‘담배 뚫린곳’ 입소문 일탈 온상
  • 옥교동한마음주택조합 8년만에 해산 논의
  • 울산도시철도 2호선 예타 여부 이번주 결정
  • 필름부터 AI이미지까지 사진 매체의 흐름 조명
  • 강동 주민·상권 ‘불꽃축제’ 기대 고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