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 R&D 투자 급감…미래 산업 혁신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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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 R&D 투자 급감…미래 산업 혁신 ‘빨간불’
  • 경상일보
  • 승인 2025.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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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수도를 자임해온 울산의 연구개발(R&D) 역량이 최근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2018년 ‘R&D 1조원 시대’를 열며 기술혁신 도시로 도약을 꿈꿨지만, 2023년 R&D 예산은 다시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국가 전체 R&D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울산만 역주행하는 모습이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등 전통 제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첨단 기술과 결합해 혁신으로 이끌 동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23년 연구개발활동조사’에 따르면, 울산의 총 R&D 예산(정부·공공+민간)은 9750억원으로 1년 새 25.5% 감소했다. 특히 민간 부문이 3200억원(34.3%) 줄며 충격을 주었다. 17개 시·도 중 울산의 R&D 역량은 1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광주보다 1300억원, 대전과는 10조원 이상 차이가 났다.

이같은 추세는 국가 전체 R&D 예산 증가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2023년 국가 총 R&D 예산은 119조 740억원으로 2018년 대비 39% 증가했지만, 울산의 R&D 투자 비중은 같은 기간 1.29%에서 0.81%로 하락했다. 그나마 민간을 제외한 정부·공공 부문 R&D 비중은 2020년 1.4%에서 2022년 1.6%로 소폭 상승했지만, 지역 내 총생산(GRDP) 비중 3.7%를 감안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울산이 국가 R&D 성장 흐름에서 점점 소외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문제는 단순히 예산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제조업 생산·조립 중심 구조가 고착화된 가운데, 대기업 R&D 기능마저 수도권으로 이전하면서 지역 기업의 기술혁신 기반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울산의 산업 경쟁력은 서서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

울산이 다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면 국비 R&D 사업 확대, 지역 특화 연구 강화, 첨단 인프라 구축 등 산·학·연·관 협력이 절실하다. 특히 AI, 친환경 에너지, 디지털 전환 등 신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울산은 전통 산업도시의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

이제 울산은 제조업 생산·조립기지에서 벗어나 전략적 R&D 투자와 혁신적 산업 구조 재편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래 산업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과감한 투자와 정책 지원, 민간 참여 확대가 함께할 때, 울산은 기술혁신 도시로서의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 더 늦기 전에, 산업 경쟁력과 지역 발전을 동시에 지켜낼 전략적 결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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