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도서관을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자]온몸으로 체감 첨단 복합문화공간 ‘K-도서관’의 변신
상태바
[공공도서관을 지역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자]온몸으로 체감 첨단 복합문화공간 ‘K-도서관’의 변신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5.11.17 0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국립중앙도서관 1층에 조성된 ‘열린마당 실감체험관’에서 한국적인 미와 색채를 살린 화려한 영상 콘텐츠가 상영되고 있다.
▲ 책의 내용을 파악해 주는 ‘실감서재’.
▲ 국립중앙도서관의 모습.
▲ 국립중앙도서관 창립 80주년 기념 특별전시회.
▲ 국립중앙도서관 내 디지털도서관.
▲ 미디어 창작자를 위한 전문 스튜디오와 편집실.

국내 공공도서관은 몇 년 전부터 인공지능(AI),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확장현실(XR), 빅데이터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 진화하고 있다. 책을 눈으로 보는 시대에서 온 몸으로 느끼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 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은 디지털 기술에 전시·강연·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미래형 도서관을 구현해 나가고 있다.



◇‘실감서재’로 흥미로운 독서경험 제공

지난달 30일 찾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 지하로 연결된 디지털도서관 지하 3층으로 들어서자 ‘실감서재’라는 이색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실감서재 서비스는 실물 도서와 인터랙티브 프로젝션 매핑 기술을 결합해 사용자의 독서를 유도하는 북큐레이션 서비스다. 이용자가 테이블 위에 종이책을 올려놓으면 한줄 브리핑, 읽기 나침반, 멀티미디어 정보 등을 제공해 해당 도서의 내용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책을 움직이면 반응형 콘텐츠가 나타나 흥미로운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

실제 기자가 허준의 동의보감 콘텐츠를 선택해 한자로 적힌 부분을 손으로 누르니 한글로 번역돼 나왔다. 또 사람의 신체기관 중 오장육부를 그려 놓은 곳의 한 부분을 터치하자 증강현실(AR)처럼 입체적으로 튀어나와 재미를 더했다. 실감서재와 연동된 스마트 책장을 활용해 직관적인 도서 탐색도 가능하다. ‘AI 사서’를 통해 개인 맞춤형 도서를 추천받을 수 있으며, 독서 초심자의 다양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다. 이용자는 체험한 모든 정보를 QR코드로 저장할 수도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2021년부터 이런 도서관 특화 실감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실감서재는 기존 ‘검색의 미래’ 콘텐츠를 고도화해 AI 기술과 종이책이 가진 아날로그 감성을 결합한 서비스로, 새로운 차원의 독서 경험을 제공한다”며 “2022년부터 지역공공도서관에 실감콘텐츠 보급 사업을 수행해 거제장승포도서관 등 전국 16개 기관에 보급했다”고 밝혔다.

국립중앙도서관에는 이곳과 함께 현대적 디지털 기술과 한국의 고전문학을 결합한 실감형 체험공간이 조성돼 사랑을 받고 있다. 2023년 본관 1층에 천고 6.3m 연면적 1224㎡ 규모로 조성된 ‘열린마당 실감체험관’은 한국 고전문학을 현대적 디지털 기술과 결합, 전체 공간을 초대형 미디어 캔버스처럼 활용해 한국적인 미와 색채를 살려 화려한 영상 콘텐츠로 구현하고 있다.

열린마당은 ‘K-문학의 재발견’과 ‘작가와의 만남’ 두 코너로 운영 중이다. K-문학의 재발견 콘텐츠는 한국 가사 문학의 대표작으로 널리 알려진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과 고려시대 문인 이규보가 저술한 문집 ‘동국이상국집’에 수록된 서사시 ‘동명왕편’을 첨단 미디어아트로 재탄생시켰다.



◇디지털·AI시대 변화하는 국립중앙도서관

열린마당 공간 내 또다른 콘텐츠인 작가와의 만남은 딥페이크 기술로 되살린 작가 이상의 삶과 작품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으며, 이규보의 대표 저작(동국이상국집 등) 등을 디지털북으로 색다르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이 밖에도 국립중앙도서관에는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우리 근현대 문학을 감각적으로 접할 수 있는 ‘지식의 길’이 있으며, 이 세 공간(열린마당-실감서재-지식의길)을 한 번에 관람할 수 있는 상설 전시 프로그램인 ‘해설이 있는 K-컬처’가 매일 4회씩 운영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대표 도서관인 국립중앙도서관은 시대 변화에 따라 디지털, AI 등 ICT를 적용한 첨단 도서관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은 2009년 5월25일, 디지털 출판물의 등장과 온라인 정보자원의 급증, 그리고 미디어 산업 발전에 따라 새롭게 요구된 디지털 기반의 도서관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전통적인 도서관의 한계를 넘어, 국민 누구나 평등하게 디지털 정보자원을 열람하고, 창작·공유·체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복합문화공간이다.

디지털도서관의 핵심은 방대한 지식 자원에 대한 통합 접근을 제공하는 데 있다. 약 110만 건의 소장 원문DB, 국내외 학술 WebDB, 주제별 디지털 컬렉션 등 다양한 디지털 자원을 물리적 서비스 공간인 정보광장(Information Commons)과 국립중앙도서관 누리집(www.nl.go.kr)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제공한다.

2020년에는 공간 개편을 통해 미디어창작실을 신설하고, 10개의 전문 스튜디오와 미디어 편집석을 갖춰 1인 미디어 창작자를 지원하는 등 창작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디지털도서관이 온라인으로만 존재하던 시기, 새로운 서비스 모델을 구현하며 국내·외로부터 좋은 본보기로 평가받았다”며 “현재는 높은 이용 만족도와 안정적인 방문자 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945년 10월15일 약 28만여권의 책으로 개관해 현재 1500만여권의 장서와 2000만여점의 온라인자료를 보유한 우리나라 대표 도서관이다. 과거에는 도서와 비도서 등 자료의 수집과 그에 따른 서비스에 집중했다면, 현재는 기존의 도서관의 전통적인 기능과 더불어 소장자료의 디지털화와 온라인 자료의 수집·서비스의 기반 확립을 통해 AI 시대에 신뢰할 수 있는 정보와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요한 사회적 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서울 글=차형석기자·사진=김동수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오늘의 운세]2025년 10월20일 (음력 8월29일·임술)
  • 도서관 인근 편의점 ‘담배 뚫린곳’ 입소문 일탈 온상
  • 옥교동한마음주택조합 8년만에 해산 논의
  • 울산도시철도 2호선 예타 여부 이번주 결정
  • 김지현 간호사(울산대학교병원), 호스피스 전문자격 취득
  • 필름부터 AI이미지까지 사진 매체의 흐름 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