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산업수도 넘어 스포츠 문화도시 꿈꾼다]구단 운영 연속성·팬층·자생력 확보 급선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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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산업수도 넘어 스포츠 문화도시 꿈꾼다]구단 운영 연속성·팬층·자생력 확보 급선무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11.19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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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전국 최초의 시민야구단 창단을 통한 도시 스포츠 혁신을 선언했다. 과연 창단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적 운영을 위한 과제는 무엇일까. 프로야구 2군의 존재 의의 부재, 행정의 연속성, 시민 참여의 현실성이 결국은 성공키워드가 될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시민야구단의 성공은 나아가 울산지역 학생 스포츠 향상, 시민들의 평생체육 활성화, 새로운 즐길거리로 도시의 삶의 질을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행정의 연속성·관중동원 묘수 찾아야

프로야구 2군의 존재 의의는 1군 선수 육성과 백업 선수의 수급, 1군 팀 내 경쟁 체제 강화 등이다. 1군 팀의 미래 전력을 양성하고 주전 선수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게 바로 2군의 목적이다.

이런 관점에서 울산 시민야구단은 창단도 하기 전에 운영의 목적이 거세된 상태다. 잘 키운 선수를 공급하고 부진한 선수를 데려와 육성하는 순환 구조를 이끌 1군 팀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마이너리그는 메이저리그팀과 ‘팜 시스템’이라는 체계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각 마이너리그팀은 특정 메이저리그팀과 공식적으로 제휴하며, 그 산하 구단 소속으로 선수들을 육성하고 1군 승격 후보를 준비한다. 따라서 마이너리그팀 소속 선수는 사실상 자신이 속한 메이저리그팀의 예비 선수로,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선수를 응원하는 일은 곧 응원하는 MLB팀의 미래를 지지하는 것과 같다. 이는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또 울산 시민야구단은 팬을 위한 출구 전략이 없다. 축구와 달리 승강제가 없기에 2군 전용 구단에 끌릴 유인이 없다. 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행정의 연속성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시는 내년부터 프로 2군 경기에 출전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프로축구 성남FC나 경남FC의 사례처럼 지자체장이 바뀔 때마다 예산 삭감이나 구단 해체 등 악재가 발생할 경우 구단 운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게다가 60억~100억원으로 예상되는 시의 지원금이 중단되거나 감액된다면 구단 운영에 차질은 불가피하다. 시의 지원 예산 삭감이 경기력 하락에 이어 구단 흔들림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타 구단의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시는 추후 기업 후원 등을 통해 구단 운영의 영속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인데, 보다 실질적인 자생력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

울산 시민이 얼마나 시민야구단을 응원할 것인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도 생긴다. 프로야구 팬을 자처하는 시민들은 이미 저마다 좋아하고 응원하는 구단이 있다. 그들의 충성심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구단을 향해 있다. 새로운 2군 구단이 나타난다고 해서 그들이 갑자기 팬이 될 리 없다.

특히 울산은 오랜 연고팀이었던 롯데 자이언츠의 색깔이 짙은 편이다. 게다가 2군 경기는 1군보다 관심도가 떨어진다. 프로야구 1부 구단의 2군도 관심받기 어려운데, 퓨처스리그(2군) 신생 시민구단은 더욱 그렇다. 심지어 2군 경기는 관중 수 저조 등으로 공식적인 통계조차 집계되지 않는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달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5년 울산-KBO 폴리그에서 일부 경기를 제외하면 하루 평균 관중이 수십명에 그쳤다. 리그 경기가 아닌 토너먼트 경기조차 이렇다는 것은 2군 리그의 현실적인 한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울산시는 시민야구단 창단을 통해 상권 활성화와 지역 관광산업 발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관중 수가 저조하면 이러한 경제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울산 시민야구단이 연간 59경기를 문수야구장에서 치른다 해도, 경기당 평균 관중이 수백명 수준이라면 상권 활성화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스타플레이어 영입 역시 다년 계약과 꾸준한 활약이 없으면 땜질 처방일 뿐이다.

울산시야구협회 관계자는 “지역 밀착형 구단 운영을 위해서는 지역인사 중에서 시민야구단과 울산 야구계의 의견을 조율해 줄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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