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공공도서관 22개에 작은 도서관까지 총 246개의 도서관이 운영될 만큼 도서관 인프라는 잘 갖춰져 있다. 광역시 초창기 공공도서관이 5~6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인 셈이다. 그러나 일부 노후화 된 도서관 시설과 운영 및 콘텐츠 등의 질적 개선 등 갈 길이 먼 것 또한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연령대별 맞춤형 프로그램 및 지역 문화콘텐츠 개발과 함께 작은도서관과의 상호 협력 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공공도서관 22개 작은도서관 224개 운영
울산에는 현재 울산도서관을 비롯해 종갓집도서관, 북구중앙도서관, 울주선바위도서관 등 지자체 소속 도서관과 남부·동부·울주도서관 등 울산시교육청 소속 도서관 등 총 22개의 공공도서관이 운영 중이다. 특·광역시 중에서는 △서울 212개 △부산 56개 △인천 54개 △대구 49개 △광주 30개 △대전 26개에 이어 가장 적은 수치이지만,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 여기에 224개의 작은도서관까지 합치면 도서관 인프라는 어느 도시 부럽지 않을 만큼 잘 갖춰져 있다. 특히 2018년 문을 연 울산도서관과 지난해 하반기 개관한 종갓집도서관 등은 시설 측면에서도 타 지역 도서관 못지 않게 우수한 시설을 자랑한다. 이처럼 양적 측면에서 성장함에 따라 도서관 방문자와 대출 도서 수도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함께 발표한 ‘2025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울산 공공도서관 1관당 방문자수는 23만1152명으로 전년보다 약 2만명 증가했고, 이러한 증가세는 2020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또 1관당 대출도서 수는 13만7593권으로 전년보다 3% 늘었다. 이와 함께 공공도서관 1관당 소장하고 있는 자료의 수는 도서자료 역시 10만1181권으로 전년보다 3% 증가했고, 전자자료는 4만887점으로 약 5배나 크게 늘었다. 울산의 대표 도서관인 울산도서관은 하루 평균 이용자가 2565명에 연간 63만여 명이 방문하는 등 2018년 개관 이후 누적 방문객이 572만명에 이른다. 도서 대출도 하루 평균 828명이 2223권을 대출하고 있다.
울산도서관을 비롯한 지역 공공도서관들은 도서관 간 네트워크 구축 및 협력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매년 대상별 ‘울산 올해의 책’을 선정해 독서릴레이 및 연계프로그램을 운영, 지역 독서문화를 활성화하는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시민이 지역서점에서 울산페이로 책을 구매하고 4주내 공공도서관에 반납하면 책값을 다시 울산페이로 환급받는 ‘책값 돌려주기’ 사업도 시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상찬 울산도서관장은 “울산도서관은 개관 이후 지속적으로 복합문화형 도서관을 지향하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행사를 추진해 오고 있다”며 “앞으로 울산도서관은 문화·교육·기술·소통이 모두 모이는 생활 플랫폼으로 발전을 계획하고 있다. 자료 제공이 아니라 ‘배움과 창작, 연결을 만어주는 공간’이라는 방향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연령대별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등 필요
앞으로 개선해야할 부분도 많다. 우선 시교육청 소속 도서관의 건물 노후와와 공간(열람실, 주차공간 등) 협소 문제가 첫손에 꼽힌다. 남부도서관(1989년 개관), 울주도서관(1991년 개관), 동부도서관(1992년 개관) 등 건립된 지 33~36년 지나 건물 개보수나 시설 확충, 신축 등이 시급하다.
또 운영과 콘텐츠 등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남녀노소 모든 이용자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사서직 확충, 홍보 강화 등이 요구되고 있다. 규모가 작은 도서관별 미술, 음악, 인문, 영어 등 특화 도서관으로 변모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울산 공공도서관의 1관당 정규직 사서직 수는 4.7명으로 특·광역시 중에서는 광주와 함께 가장 적다. 이는 정규직 사서 1인당 봉사대상 인구 수가 특·광역시 중 가장 많은 1만1091명으로 집계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역의 전문가들은 연령대별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작은도서관과의 상호 협력 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도수관 울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책 보다는 전자도서관 중심의 온라인 자료 제공이 필요하며, 어린이, 청년, 중장년층에게 필요한 서비스 중심으로 콘텐츠를 공급해 줄 필요가 있다”며 “규모가 큰 공공도서관은 울산 전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규모 공공도서관 및 사립도서관을 활성화해 주변의 지역주민들에게 필요한 다목적 기능 수행이 가능하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은희 울산문인협회장은 “중앙도서관 중심에서 벗어나 주민자치센터·작은도서관, 생활문화센터와 연계를 강화해 동네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면 한다”며 “도서관이 단순한 책 보관이 아니라 지역의 지식·문화·기억을 켜켜이 보관하고 나누는 플랫폼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책을 읽는 공간에서 나아가 ‘함께 배우는 공간’으로 확장해야 하고, 이용자 맞춤 큐레이션, 문학지도 제작, 지역 문화콘텐츠 개발 추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현숙 양정작은도서관장은 “도서관은 ‘찾아오는 이들의 성장’을 돕는 지식의 허브이며, 지역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공론장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울산시의 공공도서관 정책은 공립과 더불어 사립의 작은도서관이 도서관으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상호 연결되고 지원할 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글=차형석기자·사진=김동수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