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통합 HD현대중공업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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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통합 HD현대중공업에 거는 기대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5.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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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정혜 정경부 차장대우

지난 1970년 故(고) 정주영 회장이 당시 지폐 속 거북선으로 유조선 두척을 수주하며 첫발을 뗀 HD현대중공업과 1975년 수리조선소로 출발해 중형 선박 건조 분야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던 HD현대미포가 하나가 됐다.

반세기 가까운 시간 동안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울산 시민과 고락을 함께했다. 수주 절벽이 불을 지핀 2010년대 중반 조선업 침체기에는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동구를 중심으로 인구가 대거 유출되며 도시 전체가 암흑기를 맞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친환경 선박 발주가 대거 이어지며, 조선업의 또 다른 슈퍼사이클을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한-미간 조선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조선 메카인 울산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 시민들에게 이들 두 기업의 합병은 단순한 기업 결합 이상의 의미가 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선 발주가 이어지며 세계 조선 시장의 흐름이 빠르게 바뀌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은 올해도 굵직한 수주 실적을 쌓으며 존재감을 높였다. 최근에는 전 세계 조선사 가운데 처음으로 5000번째 선박을 인도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수주를 바탕으로 향후 3~4년치 일감을 충분히 확보해 둔 상황이다.

조선 분야에 더해 신재생 에너지와 엔진 사업 등으로 다각화도 꾀하고 있다. 엔진 분야에서는 2023년에는 세계 최초로 대형엔진 생산누계 2억마력 돌파 기록을 세웠고, 최근에는 해양에너지 분야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의 발사대시스템을 총괄 운용하는 경험을 쌓기도 했다.

HD현대중공업은 울산의 대표 기업이자 상징이다. 110만 울산 시민들은 아름다운 동구 미포와 방어진을 조선소 건설에 내어 주었지만, 조선소는 지역 성장의 마중물이었고, 어려울 때나 호황일 때나 지역민과 함께해 왔다.

울산의 양대 조선소가 하나로 재탄생하면서, HD현대중공업 1만5000여명, HD현대미포 4000여명이 더해져 통합 법인 근로자 2만여명이 한 가족이 됐다. 체계와 자원을 하나로 묶은 만큼, 통합 HD현대중공업은 다시 한 번 도약의 토대를 마련할 때다. 지역 주력 산업으로서 ‘지역 경제 근간’이라는 타이틀은 자부심과 함께 책임의 뜻이 담겨있기도 하다. 통합 법인 출범을 계기로 HD현대중공업이 향후 100년을 준비하는 울산 대표 기업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지역 산업의 미래를 함께 설계해 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정혜 정경부 차장대우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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