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을 대표하는 친환경 전기추진 선박 ‘울산 태화호’가 마침내 ‘전용 집’을 갖게 된다.
울산시는 남구 장생포항 일원에 추진해 온 울산 태화호 전용 계류시설 조성사업이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고 1일 밝혔다.
울산 태화호 전용 계류시설은 남구 장생포동 6020, 장생포 고래박물관 전면 해상에 조성되고 있다. 고래문화특구의 핵심 공간 바로 앞바다에 위치해 장생포 고래관광과 연계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선착장은 유람선 1선석 규모로, 길이 110m·폭 19m의 잔교식 구조물로 설치됐다. 태화호처럼 2700t급 대형 선박이 안전하게 접안하고 승·하선할 수 있도록 계선시설과 승강 설비를 갖췄다.
이 사업은 지난해 12월 공사를 시작해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1년간 공사가 진행돼 왔다. 울산시 종합건설본부에 따르면 현재 파일 천공과 PSC(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 거치, 상부 슬래브 타설 등 주요 구조물 공정은 모두 마무리된 상태다. 이달에는 급수시설 설치와 부대시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연말까지 사용 승인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울산 태화호는 국내 최초로 건조된 전기추진 기반 LNG·디젤 하이브리드 선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울산시가 448억원을 투입해 HD현대미포조선이 2020년 7월 설계에 착수했으며, 선체 길이 89.1m, 폭 12.8m, 높이 5.4m, 2700t급, 정원 300명, 4층 구조로 완성됐다. 기존 장생포 고래탐사선(길이 45m)보다 두 배가량 큰 규모로, 친환경 연료와 전기추진 시스템을 적용해 온실가스와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크게 줄인 것이 특징이다.
태화호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각종 선박 기자재를 실증·연구하고 조선해양 분야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연구·교육 플랫폼 기능과 더불어 시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해상 관광까지 겸하는 다목적 선박으로 기획됐다.
그러나 선박 인도 이후 장기간 전용 계류장을 확보하지 못해 울산신항 등 임시 부두에 머무르며 시험 운항과 제한적 행사 중심으로만 활용돼 왔다.
올해 말 전용 계류시설이 장생포에 완공되면 이러한 한계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울산시는 태화호를 중심으로 장생포항 일대에서 연안 유람, 기업·단체 행사, 해양 교육·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운항 모델을 구상 중이다. 고래박물관, 고래바다여행선, 장생포 문화마을 등 기존 관광 콘텐츠와의 연계를 통해 체류형 해양관광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무엇보다 이번 선착장 조성이 울산의 ‘조선해양도시’ 이미지를 눈에 보이는 형태로 보여주는 상징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하이브리드 선박이 고래문화특구 전면 바다에 상시 계류하게 되면, 장생포 일대 풍경 자체가 ‘해양도시 울산’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개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 태화호 전용 계류시설은 장생포를 울산 연안 해양관광의 핵심 거점으로 끌어올리는 기반 시설”이라며 “이달 준공까지 차질 없이 마무리해 내년부터 태화호가 장생포를 모항으로 삼아 안정적으로 운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