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앞바다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장 됐다
상태바
울산 앞바다 자율운항선박 성능실증장 됐다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12.02 0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료이미지/아이클릭아트
자료이미지/아이클릭아트

울산 앞바다가 대한민국 제1호 자율운항선박 성능 실증 무대로 확정됐다.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울산시가 해당 해역의 관리청 권한을 확보함에 따라, 울산이 자율운항 선박 기술의 국제 표준을 주도할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1일 해양수산부는 울산항 일대를 ‘자율운항선박 운항해역’으로 지정·고시한다고 밝혔다. 지정된 해역은 울산 동구 일산동 고늘지구 인근을 포함한 울산항 일대 499㎢ 규모다. 다만 선박 충돌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도선점(Pilot Station)으로부터 반경 500m 이내 구역은 제외됐다. 지정 기간은 고시일로부터 2년간이다.

이번 지정은 올해 1월 시행된 자율운항선박 개발 및 상용화 촉진에 관한 법률(자율운항선박법)에 근거한 첫번째 행정 조치다.

‘자율운항선박’이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해 선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거나 개입 없이 스스로 항해할 수 있는 미래형 선박이다.

울산은 지난 2020년부터 총사업비 1603억원이 투입된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사업의 핵심 거점 역할을 수행해 왔다.

2022년 고늘지구에 세계 최초의 육상 관제 시설인 자율운항선박성능실증연구센터를 준공했으며, 69t급 실증 선박 ‘해양누리호’를 건조해 지능형 항해 시스템과 기관 자동화 시스템 등 핵심 기술을 축적해 왔다. 이번 고시는 이러한 기술적 토대 위에 법적 날개를 단 격이다.

핵심은 실증의 ‘공식화’와 ‘주도권 확보’로 평가된다.

그동안 울산은 규제자유특구로서 방어진 인근 등 선박 통행이 없는 제한된 구역에서만 예외적으로 실증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고시로 실제 상선이 오가는 항로까지 포함된 대규모 해역에서 법적 보호를 받으며 실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해역 관리청으로 ‘울산시’가 지정된 것은 업계 안팎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사업 초기부터 인프라 구축에 공을 들여온 울산시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평가다.

임근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 자율운항선박성능실증연구센터장은 “지자체가 주도해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실증 해역 지정을 이끌어낸 것은 울산이 최초 사례이자, 울산시의 적극적인 행정이 빚어낸 쾌거”라고 평가했다. 이어 “육상의 성능실증센터와 실제 바다의 광범위한 테스트베드가 완벽하게 결합된 사례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이곳에서 축적될 데이터는 향후 국제해사기구(IMO)가 제정할 자율운항선박 국제 코드를 선점하는 핵심 근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울산이 글로벌 자율운항 기술의 표준을 만드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관계 당국은 이번 해역 지정을 발판으로 1단계 기술개발사업의 성과를 검증하고, 내년부터 시작될 후속 상용화 사업 선점에 나선다. 세계 최고의 실증 인프라를 활용해 관련 기업 유치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당장 자율운항선박이 울산 앞바다를 누비는 것은 아니다. 이번 고시는 선박이 다닐 수 있는 운동장(바운더리)을 확보한 단계로 실제 선박 투입 시기와 구체적인 운항 경로 등 계획에 대한 해수부의 추가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과거에는 규제 면제나 특례를 통해 배가 다니지 않는 구석진 해역에서 제한적으로 실증했지만, 이번 고시로 법적 지원 근거가 완벽히 마련된 것”이라며 “실증 범위 역시 울산항을 입출항하는 일반 선박들이 다니는 실제 항로를 포함할 정도로 대폭 넓어진 만큼, 울산이 미래 선박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도서관 인근 편의점 ‘담배 뚫린곳’ 입소문 일탈 온상
  • 컨테이너 이동통로 비계 붕괴, 작업자 2명 2m 아래 추락 부상
  • 김지현 간호사(울산대학교병원), 호스피스 전문자격 취득
  • 울산 도시철도 혁신도시 통과노선 만든다
  • [오늘의 운세]2025년 11월17일 (음력 9월28일·경인)
  • [오늘의 운세]2025년 11월13일 (음력 9월24일·병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