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민수의 영어단어 이야기(24·끝)]‘Mr. D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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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수의 영어단어 이야기(24·끝)]‘Mr. Data’
  • 경상일보
  • 승인 2025.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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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민수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2025년 한 해 동안 사이버 공간에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최근에는 국민 다수가 이용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쿠팡에서 3000만 명 이상의 회원 정보가 유출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오늘은 이와 관련된 영어 단어들의 기원을 살펴본다.

1990년대 미국 드라마 ‘Star Trek: The

Next Generation’에는 초지능적 인지능력과 신체능력을 지닌 주인공 ‘Mr. Data’가 등장한다. 여기서 사용된 data는 원래 라틴어 datum의 복수형으로 ‘주어진 것’을 의미했다. 17~18세기에는 ‘관찰을 통해 얻어진 사실’을 뜻했고, 이후 컴퓨터 시대에는 디지털 정보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정보 유출은 영어로 data breach라 한다. breach는 고대 영어 bryce에서 유래해 ‘깨진 틈’ 또는 ‘파손’을 뜻하는 단어로, 원래는 성벽이나 방어선에 난 구멍을 의미했다. 현재는 사이버 보안에서 ‘보호된 정보가 무단으로 외부로 유출된 상태’를 가리킨다. 같은 어원을 지닌 단어로는 break가 있다.

디지털 시대를 상징하는 사이버(cyber)는 고대 그리스어 kybernetes(조종사, 통제자)에서 유래했다. 1948년, 수학자 노버트 위너가 저서에서 ‘기계와 인간 간의 통제 시스템’을 뜻하는 cybernetics를 사용한 것이 시초다. 이후 1980년대부터 cyberspace, cyberattack, cybercrime 등 다양한 복합어에 cyber가 접두어처럼 사용되며, ‘가상 세계 전체’를 포괄하는 의미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으로, 사이버 공간에 침입해 정보를 탈취하는 해커(hacker)라는 단어는 원래 고대 영어 haccian(난도질하다)에서 유래했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hacker는 시스템을 자유롭게 다루는 창의적인 개발자나 엔지니어를 가리키는 긍정적 의미였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해킹 범죄가 늘면서, 시스템에 무단 침입하는 사람이라는 부정적 의미가 일반화되었다.

사이버 보안 사고가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관련 용어의 정확한 의미를 이해하는 것도 디지털 시민의 기본 소양이 될 수 있다.

심민수 울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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