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17일, 울주군청 문수홀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각자의 재능과 시간으로 ‘문화가 스며드는 울주동네문화생활’을 함께 만들어온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울주동네축제, △울주동네버스킹·전시, △문화이음1번지, 새롭게 시도한 기후예술프로젝트 △울주그린지구와 울산문화도시 구·군특화사업 △남창역 전성시대: 남창역발상 등 다양한 생활문화사업에 참여한 주민들이 경험을 나누며, 한 해의 성과를 자축했다.
특히 올해 처음 열린 ‘울주동네어워즈’에서는 주민들의 진심어린 노력을 특별한 방식으로 응원했다. 성과의 크기가 아닌 12개 읍·면의 고유한 매력과 주민 주도의 문화활동을 독려하는 의미로 상들이 구성됐다.
3년째 상북면의 동네축제를 이끌어온 상북열정축제팀에는 ‘우리동네 열정상’, 선바위의 매력을 공포체험으로 바꾼 팀에는 ‘동네 오싹 소름상’을 수여했다. 올해 처음 동네버스킹 무대에 오른 UNIST 밴드동아리에게는 ‘청년문화누림상’을, 가장 많은 관객과 만난 민요팀 소리아니리에게는 ‘최대관객상’을 전달했다. 또한 웅촌문화축제를 통해 학교의 문턱을 낮추고 청년과 마을 어르신들의 거리를 좁힌 춘해보건대에는 ‘일상문화산학협력상’을, 문화로 남창역 전성시대를 외치며 이음열차 유치에도 힘을 보탠 문화활동가들에게는 ‘문화로 남창역발상’을 수여했다.
필자는 최근 이러한 울주동네문화생활 사업을 ‘2025 문화도시 울산 중간 포럼’에서 울산문화도시사업 지속화의 좋은 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문화도시 울산이 가진 광역도시의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려면 5개 구·군의 다름과 고유성을 인정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소통을 위한 다층적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이었다. 울주가 울주문화거버넌스·동네문화배달·동네공간배달·동네문화키움의 4대 전략 선순환을 통해 12개 읍·면의 고유한 매력이 살아 숨쉬는 작은 문화도시 ‘울주’로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설득력을 더한다.
해마다 더 많은 울주군민들이 생활문화사업에 깊이 참여하는 이유는, 그것이 누군가의 들러리가 아닌 자신들의 삶을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동네 문화를 만들어가는 주체자로서 기꺼이 각자의 재능을 나눠 일상을 바꾸고 이웃과의 새로운 만남을 만들어냈다. 이러한 생생한 경험이야말로 울주 생활문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더 많은 참여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이날 공유회에서는 울산연구원 손수민 박사와 전국지역문화재단연합회 박현승 팀장의 대담 ‘울주의 오늘과 내일의 우리’를 통해 ‘의미 있는 문화 경험’의 가치를 함께 나눴다. 각자의 경험을 들려주는 주민들의 상기된 얼굴에서는 숫자로 가늠할 수 없는 기쁨과 스스로 일군 동네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나는 듯 했다.
오늘의 울주를 보면, 우리의 내일은 문화로 더욱 행복할 것 같다.
김잔디 울주문화재단 생활문화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