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부 5극3특 전략, 울산 산업혁신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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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부 5극3특 전략, 울산 산업혁신의 시험대
  • 경상일보
  • 승인 2025.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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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 2월까지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을 확정하면서, 지방이 전례 없는 격변에 직면하게 됐다. 수도권 일극 체제를 깨고 지역을 산업과 성장의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권역별 주력 산업 육성에 국가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멀어질수록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원칙 아래, 규제·인재·재정·금융·혁신 세트를 전방위로 지원한다. 과거 지역 균형정책과 달리, 이번 전략은 공간 설계와 국가 개입의 강도를 높인 전면적 혁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산업통상부는 새해 업무보고에서 지역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내년 2월까지 ‘5극 3특 성장엔진’ 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광주·부산·구미에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울산·새만금·청주·포항에 배터리 삼각벨트를 조성해 권역별 첨단산업 육성을 추진한다. 아울러 RE100 시범단지를 선정해 기업이 ‘스스로 가고 싶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울산도 이 전략을 적극 활용해야만 장기 성장의 기회를 확실히 잡을 수 있다.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를 중심으로 한 RE100 에너지 산업,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제조업의 AI 전환, 5극 3특 전략과 연계된 국가적 산업 배치는 울산이 반드시 선점해야 할 핵심 성장동력이다.

하지만 위기 요인도 크다. 5극 3특 전략은 선택과 집중의 성격이 강하다. 울산이 여전히 중화학 중심 산업에 머문다면, 성장엔진 산업 선정에서 불리할 수 있다. 정부가 바라는 것은 기존 산업 유지가 아니라 산업 구조 전환 가능성이다. 전환 전략이 불명확하면 울산은 지원 대상이 아니라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정책 속도와 지역 준비도의 불일치도 문제다. RE100 시범단지 지정은 내년 초인데, 울산의 기본구상 연구용역은 내년 말까지다. 시간 싸움에서 뒤처지면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인재 확보와 정주·문화 인프라 부족 역시 경쟁력 약점으로 남는다.

울산은 5극 3특 전략을 지방지원 정책이 아닌 산업 체질 전환의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 에너지, 제조 AI, 첨단산업을 하나로 묶은 명확한 지역 성장 서사를 정부에 제시하고, 인재 전략을 산업 전략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결국 5극 3특 전략은 울산에 확실한 기회이자 시험대다. 제조 혁신을 수행할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변화의 속도는 곧 위기가 될 수 있다. 중앙정부 정책을 기다리는 기존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지금 울산에 필요한 것은 정부 정책 변화에 대한 철저한 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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