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울산지역 광고기업 ‘아이디올’ 배세환 대표, 마케팅으로 승부 “울산콘텐츠는 울산사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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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울산지역 광고기업 ‘아이디올’ 배세환 대표, 마케팅으로 승부 “울산콘텐츠는 울산사람에게”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5.12.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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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세환 아이디올 대표가 대한민국 국정과제 대상을 차지한 작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울산은 자동차·조선·석유화학으로 대표되는 명실상부한 산업 수도다. 하지만 소프트파워인 광고·마케팅 분야에서는 사실상 불모지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역 기업들조차 신제품 출시나 브랜딩 같은 핵심 프로젝트는 수도권 대형 업체에 맡기는 역외 유출이 관행처럼 굳어진 탓이다. 이런 척박한 인프라의 울산에도 수도권 업체에 뒤지지 않는 기획력으로 마케팅 판을 흔드는 토종 기업이 있다. ‘크리에이티브 설루션’을 무기로 공공기관과 기업이 처한 난제를 창의적인 전략으로 풀어내는 에이전시 ‘아이디올’(Ideall)이다.

17일 만난 배세환 아이디올 대표는 “울산의 콘텐츠는 울산 사람이 가장 잘 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며 “서울 업체와 견줘도 손색없는 기획력으로 지역 기관들의 브랜딩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지역 광고·콘텐츠 업계에서 ‘상(賞) 킬러’로 통하는 배 대표는 최근 대한민국 국정과제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으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쟁쟁한 수도권 대형 에이전시들과의 경쟁에서 울산의 작은 기획사가 최고상을 거머쥔 것이다. 수상의 비결은 ‘명확한 논리’와 ‘기술의 융합’이다. 국민 화합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전달하기 위해 한국 전통의 태극 문양과 조각 천을 이어 붙인 조각보 형식을 차용했다.

아이디올의 경쟁력은 이번 한 번의 수상에 그치지 않는다. 경찰청, 근로복지공단, 한국장애인재단, 보건복지부 등 주요 중앙 부처와 공공기관 주관 대표 공모전에서도 상을 휩쓸었다. 성격이 전혀 다른 다양한 기관의 과제를 모두 해결했다는 것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공공 설루션 방정식’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에 더해 울산 지역 광고 기업 대표 중 처음으로 ‘IAA 국제광고인’ 자격을 취득했고,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전문 교육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며 ‘글로컬(Glocal)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기획 프로세스를 확립했다.

검증된 기획력은 향후 지역 도시 브랜딩과 상권 활성화 프로젝트 투입을 목표로 한다. 배 대표는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옥외광고 대신 리테일 테크를 접목한 홍보 방식을 제안했다. 건물 외벽이나 랜드마크에 가상의 영상을 입히는 F.O.O.H(가상옥외광고) 기술을 도입,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SNS에 공유하는 바이럴 콘텐츠를 생산해 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인 지역 현안 해결책도 제시했다. 우선 울산시에는 수돗물 불신 해소를 위한 ‘카페 고래수 팝업존’을 제안했다. 수질 데이터를 나열하는 대신 시민들이 세련된 공간에서 직접 음료를 즐기며 신뢰를 쌓는 체험형 마케팅이다.

또 시교육청에는 울산과학관 옥상에 대형 천체망원경 조형물을 설치하는 ‘앰비언트 사이니지’를 제시해 건물의 인지도와 시각적 주목도를 높이는 방안을 내놨다.

배세환 아이디올 대표는 “현재 입찰 시장은 매출 규모나 인력 수 등 정량적 스펙이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최저가가 아닌 최고의 가치를 사는 것이 예산 효율을 높이는 길”이라며 “울산이 노잼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크리에이티브가 살아 숨 쉬는 유잼 도시로 거듭나도록 도시 브랜딩의 선봉에 서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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