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첫 수목장림 조성 추진…주민 반발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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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첫 수목장림 조성 추진…주민 반발에 ‘제동’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5.12.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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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최초의 수목장림이 추진됐던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 산73 일원.
울산 최초의 수목장림 조성 사업이 주민들의 반발에 막혀 일단 무산됐다.

18일 울주군에 따르면, A 종교단체는 지난달 28일 범서읍 구영리 산73 일원과 중리 산159 일원에 약 3만㎡ 규모의 자연장지 조성을 위한 ‘종교단체 법인 등 자연장지 조성’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해당 사업은 나무를 매개로 유골을 안치하는 수목장림 형태인데, 울산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사례다.

이 같은 사실이 주민들에게 알려지자 반발이 일기 시작했다.

주민들은 수목장림 예정 부지에 주민 생활과 밀접한 산길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산길은 인근 주민들이 수년간 산책로로 이용해 온 곳으로, 구영리 아파트 단지 산책로와 범서 옛길로 이어져 있다. 주민들은 수목장림이 조성될 경우 자유로운 통행이 제한되거나 사실상 산책로 이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자연장지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이 사업 추진을 어렵게 만들었다. 주민들은 혐오시설로 인식될 수 있는 장사시설이 주거지 인근에 들어서는 데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냈다.

국내 자연장지나 공원형 묘지가 상대적으로 도시 외곽에 조성된 것과 달리, 이번 사업지는 민가와의 이격 거리가 크지 않다는 점이 논란을 키웠다. 실제 예정 부지는 중리마을과 200~400m가량 떨어져 있다.

범서읍 구영리 이장단도 지난 12일과 17일 이장단 회의를 열고 의견을 취합했다.

이상걸 범서읍 이장협의회 회장은 “아직 주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조용한 것이지, 이 사실이 알려지면 파장이 예상된다”며 “이런 사업은 사전에 주민에게 설명을 하고 동의를 먼저 얻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일이 흐르면서 대규모 민원 접수 움직임까지 일자 A 종교단체는 결국 이날 취하원을 접수했다.

A 종교단체 관계자는 “주민들이 산책로로 쓰고 있는 땅은 우리들이 소유하고 있는 사유지다”며 “향후 주민들과 합의가 이뤄지면 다시 사업을 추진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글·사진=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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