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울산의 힘, 고향사랑으로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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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울산의 힘, 고향사랑으로 이어지길
  • 경상일보
  • 승인 2025.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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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삼 농협중앙회 울산본부장

달력을 넘기다 보니 어느덧 마지막 한 장만을 남겨두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아쉬움과 보람이 교차하지만, 올해는 유독 마음 한편이 무겁다.

지난봄 울산을 덮쳤던 대형 산불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기 때문이다.

검은 연기가 하늘을 가리고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던 그날, 현장은 처참했지만, 그 속에서 더욱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향한 시민들의 마음이었다. 위기의 순간마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며 힘을 보탠 모습은 울산 공동체가 지닌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재난은 산불로만 끝나지 않았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냉해와 극한 호우로 이어지며 농촌과 지역사회에 또 다른 시련을 안기고 있다. 갑작스러운 저온으로 농작물이 피해를 입고, 기록적인 폭우로 농경지와 시설물이 훼손되는 상황은 농업인의 일상과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재해가 반복될수록 농업과 지역경제를 함께 지켜내기 위한 사회적 공감과 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농협 역시 지역의 한 구성원으로서 현장에 함께했다.

삶의 터전을 잃거나 피해를 입은 농업인과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자 성금을 모으고 복구 지원에 나섰다.

성금을 전달하며 마주 잡았던 어르신의 거친 손과 짧지만 묵직했던 ‘고맙습니다’라는 인사 한마디는 협동조합이 지역에서 왜 필요한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했다.

이러한 경험은 ‘농심천심운동’의 의미를 더욱 분명히 한다. 농심천심운동은 농업인의 마음과 소비자의 마음을 잇고, 어려울수록 서로를 보듬자는 지역 공동 실천운동이다.

농업의 가치를 이해하고 우리 농축산물을 선택하는 일상 속 작은 실천이 결국 농촌을 지키고 지역경제를 살리는 힘이 된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지금, 우리는 위기의 현장에서 확인했던 그 공동체 정신을 일상으로 확장해야 한다. 고물가와 소비 위축으로 농촌과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커진 상황에서, 지역 농축산물 소비는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한 실천이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 농업인에게는 희망이 되고, 지역에는 선순환의 동력이 된다.

여기에 고향사랑기부제와 같은 실질적인 참여 방식이 더해진다면, 나눔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상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 외 지자체에 기부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기부금 일부는 지역 농축산물 등 답례품으로 되돌아와 지역경제에도 힘을 보탠다.

특히 10만원을 기부하면 세액공제로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으며, 기부금의 30% 한도 내에서 지역 농축산물을 답례품으로 받을 수 있어 연말에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대표적인 나눔 방식이다.

기부를 통해 지역을 응원하고, 답례품으로 지역 농축산물을 만나는 경험은 마음과 소비가 함께 움직이는 새로운 연결이 된다.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서 다시 새싹이 돋아나듯, 공감과 실천이 모이면 지역 농업과 경제에도 분명 희망은 싹튼다. 지난봄 위기를 희망으로 바꿔냈던 울산의 힘이 연말에는 고향사랑기부제와 농심천심운동을 통해 다시 한번 이어지길 기대한다.

앞으로도 울산농협은 농업인 곁에서 지역과 함께 숨 쉬며, 농업의 가치를 지키고 시민과 마음을 잇는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고향사랑기부제 참여가 지역 사회와 지역 농업을 응원하고 공동체의 온기를 나누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추운 겨울, 우리 농축산물로 차린 따뜻한 밥상 위에서 울산 시민 모두가 넉넉하고 온기 있는 연말을 보내시길 기원한다.

이종삼 농협중앙회 울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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