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찾은 태화강역은 일일 승하차 인원이 평일 2930명, 주말 4481명에 달할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인파가 몰리는 만큼 안전사고 우려도 높다.
실제로 버스에서 내린 시민들이 횡단보도가 있음에도 무단횡단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시민들은 택시 등 차량이 지나다님에도 불구하고 무단횡단하며 빠르게 태화강역으로 들어갔다. 또 지반 침하로 택시 승강장의 보도블록 단차가 커 넘어질까 우려되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날 비가 내려 택시를 타는 시민이 평소보다 많았는데, 택시 승강장 안내판이 잘 보이지 않아 중간에서 승차하려는 승객이 빈번했다. 이런 승객들은 택시기사들의 지적에 따라 짐과 우산을 들고 택시 승강장으로 걸어가야 했다. 택시 승강장에는 일부에만 캐노피(빗물 가림막)가 있어 승객들은 승하차 할 때 비를 맞았다.
역사 내 편의시설 부재는 심각한 상황이다. 1층에 있는 화장실은 폐쇄돼 시민들은 2층까지 올라가야 했다.
그동안 태화강역의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은 수시로 나왔다. 최근 인도를 걷던 노인이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에 걸려 넘어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등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박영웅 울산개인택시조합 이사장은 “KTX울산역과 비교하면 태화강역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며 “이용객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환경을 하루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30일부터 청량리역에서 울산을 거쳐 부전역까지 운행하는 중앙선 KTX-이음이 증편되면서 태화강역 정차 횟수가 기존 하루 6회에서 18회(주말 18회·평일 16회)로 확대되는 등 열차 운행 횟수가 증가한다. 이에 이용객이 크게 늘어나는 만큼 환경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울산시 관계자는 무단횡단으로 인한 안전 우려에 대해 “태화강역 2단계 교통체계 개선사업에 택시 승강장에 안전 펜스를 설치하는 게 포함돼 있다”며 “이달 말까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블록의 지반 침하 문제는 국가철도공단 소관이라 공단에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철도공사는 이날 현장을 둘러봤다. 울산시와 울산시의회는 26일 태화강역을 시찰하기로 했다.
글·사진=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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