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처음 도입된 수요응답형 버스(DRT) ‘울산마실고래버스’가 29일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기존 시내버스처럼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이용자가 휴대전화로 호출하면 차량이 배차되는 구조다.
29일 본보 취재진이 직접 마실고래버스를 이용했다. 마실고래버스를 탑승하려면 먼저 전용 앱을 다운 받아야 한다. 앱 실행 후 이름과 연락처 등 간단한 정보를 입력하자 곧바로 이용이 가능했다. 지도 화면에는 주변 정류장이 표시됐고, 현 위치에 해당하는 정류장을 선택한 뒤 목적지를 입력하면 호용이 완료된다.
북구청 앞 정류장을 현 위치로 설정하고 목적지인 서사사거리를 입력한 뒤 이용 인원을 선택해 호출 버튼을 누르자, 해당 시각 운행 중인 차량 목록이 화면에 나타났다.
이어 가장 가까운 곳에 대기 중인 버스를 선택하자 ‘약 4분 후 도착 예정’이라는 안내가 떴고, 지도 화면에는 실시간으로 이동 중인 버스 위치가 표시됐다.
잠시 뒤 핑크색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이 정류장 앞에 도착했다. 탑승 방식은 일반 마을버스와 같았다. 현금 결제는 불가능하고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고 탑승하면 된다. 요금은 거리와 관계없이 편도 1500원이다. 차량 내부에는 좌석마다 안전벨트가 설치돼 있었고, 출발 전 착용 안내가 이뤄졌다.
탑승 후 기사가 출발 버튼을 누르자 차량 앞 모니터에는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와 예상 이동 시간이 표시됐다. 이동 중 추가 호출이 발생할 경우 경로가 변경될 수 있다는 안내도 함께 나왔다.
이날 탑승 동안에는 추가 호출이 없어 버스는 목적지로 직행했다. 북구청 인근에서 울주군 내사까지 이동하는 데 약 25분이 소요돼 환승이 필요한 기존 시내버스 이용과 비교하면 이동 시간이 크게 줄었다. 시범운행 첫 날인 이날 오전 기준 예약·이용자는 총 18명, 앱 가입자는 400여 명으로 집계됐다.
마실고래버스의 주 운행 구간은 북구 울산공항에서 중구 혁신도시 일원을 거쳐 울주군 척과 반용까지다.
운행 방식은 ‘선호출 우선’ 구조다. 이미 이동 중인 차량이라도, 더 가까운 위치에서 호출이 발생하면 해당 차량이 경로를 변경해 호출 장소로 이동한다.
또 이용자들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울산 테크노파크와 함월운동장, 연암차고지 등 주요 지점마다 차량을 각 2대씩 분산 배치했다. 현재 운행 중인 차량은 총 7대이며 이 가운데 2대는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무장애 버스다. 차량들은 지정된 위치에서 대기하다가 호출이 접수되면 출동한다.
때문에 도착 예정 시간은 상황에 따라 앞당겨지거나 지연될 수 있다. 실시간 수요를 반영하는 만큼, 고정된 노선과 정류장 개념은 기존 시내버스보다 느슨한 편이다.
이번 사업은 국토교통부 ‘거점형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시범운행 기간은 이날부터 1년이다. 사업 추진으로 울주군 척과 반용 및 중구 혁신도시 일원의 출퇴근 직장인과 자가용이 없는 주민들의 이동 편의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용 방식이 앱 호출로만 제한돼 있다는 점은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경우 접근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송정우리버스 관계자는 “지금은 앱을 통한 신청만 가능하지만, 전화 신청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고령층 대상 이용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정기자 k2129173@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