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학생맞춤통합지원, 이른바 ‘학맞통’이 전면 시행된다. 기초학력 부진과 정서·심리 불안, 학교폭력,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처럼 한 학생 안에 겹친 위기를 조기에 발견해 맞춤형으로 돕겠다는 취지다. 울산은 이 제도를 2023년부터 선제적으로 운영해 온 지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전면 확대를 앞둔 교육현장의 분위기는 기대보다 우려에 가깝다.
울산시교육청은 전담조직을 두고 지원청 중심으로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학교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위기 학생을 발굴한 이후 통합지원회의, 외부기관 연계, 사례관리, 기록과 보고까지의 과정이 결국 학교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업과 생활지도, 행정업무로 이미 과부하 상태인 학교에 또 하나의 책임이 얹히는 구조다.
인력 현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시교육청 계획에 따르면 3월1일 기준 울산지역 249개 학교 가운데 교육복지사가 배치될 학교는 51곳뿐이다. 미배치율은 약 80%에 이른다. 교육복지사 77명이 여러 학교를 나눠 맡는 구조에서 복합 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하긴 어렵다. 관련법상 학교 내에서 담당자를 지정하도록 돼 있어 직종별 역할구분도 명확하지 않다. 교원, 교육복지사, 교육공무직 모두가 전 과정에서 부담을 느끼는 이유다.
교사단체의 반발은 학생 지원을 거부해서가 아니다. 학맞통이 ‘연계 중심 제도’라면 학교의 역할은 위기 신호를 포착하고 초기 상담을 맡는 데서 멈춰야 한다는 요구다. 복지·의료·사법·지자체 연계처럼 비교육 영역의 조정과 책임은 교육(지원)청이 맡아야 한다. 그러나 그 경계가 지침과 매뉴얼로 분명히 그어지지 않으면, 학교는 안전을 이유로 일을 떠안게 된다.
교육청은 이미 지난해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260여건의 사례를 관리해 왔고, 전면 시행 이후에도 대응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제도의 성격이 ‘선도 운영’에서 ‘전면 적용’으로 바뀌는 만큼, 동일한 방식으로 버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예산 21억원 대부분이 인건비와 운영비로 쓰이는 구조에서 학생에게 직접 닿는 지원이 얼마나 가능할지도 점검이 필요하다.
학맞통은 이미 시작선에 서 있다. 전면 시행은 피할 수 없지만, 실패는 피할 수 있다. 관건은 방침이 아니라 운영이다. 학교가 감당할 일과 교육청이 책임질 일을 어디까지 나누느냐가 학맞통의 성패를 가른다. 학생을 위한 제도가 또 하나의 현장 부담으로 남지 않으려면, 울산 교육행정은 지금 그 경계를 분명히 그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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