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울산 지역의 발목을 잡아온 영남알프스 케이블카 사업이 또다시 환경영향평가 문턱에서 좌초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지난해 12월 말 조건부 동의를 뒤집고 ‘부동의’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사업 불허다. 산악 관광과 반구천 암각화 연계 관광벨트 구축을 목표로 한 울산의 전략은 또다시 출발선에서 멈췄다.
울주군은 공영개발에서 민자개발로 전환하고, 노선과 시설을 줄이며 수차례 계획을 수정했지만, 보완은 의미가 없었다. 결론은 언제나 불허였다. 처음부터 불허를 전제로 한 형식적 절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환경청은 탐방객 증가로 인한 생태축 단절, 고지대 식생 훼손, 암석 돔 낙석 위험, 경관 훼손과 전국 케이블카 수익성 문제를 근거로 들었다.
환경 보전은 절대적 가치지만, 핵심은 ‘얼마나 훼손되는지’와 ‘최소화 방안이 충분한지’다. 울주군이 제시한 폐쇄형 정류장, 데크 구조 변경, 지주 축소 등 보완책은 충분히 검토됐는가. 보완을 요구해 놓고, 실제 보완이 이뤄지면 또다시 같은 이유로 부동의를 반복한다면, 이는 협의가 아니라 형식적 절차일 뿐이다.
전국 대부분 케이블카가 적자를 기록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울산은 광역시이자 KTX 역과 가까워 관광 수요가 충분하다. 수익성은 운영 전략과 지역 연계, 콘텐츠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런 현실은 외면한 채 ‘적자 가능성’을 근거로 울산만 반복적으로 좌절시키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울주군과 시민사회가 재검토 결정 철회와 설치 허용을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환경 절대주의’에만 매몰돼 지역의 미래와 균형발전을 외면하는 결정이 과연 공정한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케이블카는 단순한 시설이 아니라, 반구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와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와 맞물린 관광 핵심 축이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 8월 대통령 주재 간담회에서 지원을 요청하고 정부 검토까지 이어졌지만, 지역의 절박함과 균형발전 고민은 반영되지 않았다.
영남알프스 케이블카는 2001년 추진 이래 네 번째 부동의로 다시 기로에 섰다. 울주군민이 품었던 지역 경제 활성화의 기대는 이번 부동의로 또다시 무너지고 말았다. 환경 보전도 중요하지만, 지역 소멸 위기 앞에서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 더 절실하다. 이제 환경 당국도 ‘케이블카=개발’이라는 고정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자연과 공존하며 지역이 살아남을 현실적 해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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