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생각]저출산 시대의 난임 정책, 한의약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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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생각]저출산 시대의 난임 정책, 한의약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
  • 경상일보
  • 승인 2026.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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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최근 보건복지부 장관이 한약을 포함한 한의 난임 치료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의료계 전반에 큰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발언은 초저출산 대응 정책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결과적으로는 한의약 전반을 비과학의 영역으로 밀어내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 발언이 문제로 지적되는 이유는,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이미 한의약 난임 치료와 관련된 공공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점 때문이다.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한의약 난임 지원 사업은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과 재정 지원 아래 운영되어 왔으며, 보건복지부는 그 과정에서 사업 관리와 성과 평가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다.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는 할 수 없는, 자기모순적인 발언이라고밖에 이야기할 수 없다.

한의학은 대한민국 의료체계 안에서 제도적으로 인정된 학문이자 의료 영역이다. 한의사는 국가면허를 가진 의료인이며, 한의학 역시 교육·연구·임상의 체계를 갖춘 학문 분야다. 실제로 한의사 중에는 대한민국 한림원 회원으로 활동하며 생명과학과 보건의료 분야에서 학술적 성과를 인정받아 온 인사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번 발언은 이러한 제도적·학술적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한의약 전체를 과학의 바깥으로 밀어내는 인상을 주었다. 이는 의료계 내부의 건설적 논의를 가로막고, 의계와 한의계 간 불필요한 대립을 증폭시킬 위험이 있다. 두 영역은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동일한 의료체계 안에서 각기 다른 전문성을 축적해 온 구성원이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책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의사 출신 공무원을 찾았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보건의료 정책을 특정 직역의 시각에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하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물론 한의계 역시 공공정책 안에서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연구와 근거 축적에 힘써야 한다. 그러나 이는 배제의 이유가 아니라, 정책 안에서 함께 발전해 나가기 위한 과제다. 저출산이라는 국가적 위기 앞에서 난임 정책이 직역 간 우열을 가리는 논쟁으로 흐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의약 난임 정책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결국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의료 정책의 문을 열고 닫을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단정적 배제가 아니라, 정책적 일관성과 협력이다. 한의약 난임 치료에 대해 폄하로 비칠 수 있는 발언에 대해서는 분명한 유감 표명이 필요하며, 나아가 한의약 난임 치료를 저출산 대응 정책의 한 축으로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에 대한 책임 있는 논의가 뒤따라야 할 시점이다.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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