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물류 허브’ 울산항 경고등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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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물류 허브’ 울산항 경고등 켜졌다
  • 오상민 기자
  • 승인 2026.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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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학제품 물동량이 전국적으로 반등한 가운데 울산항 홀로 뒷걸음질 쳤다. 사진은 울산신항 북항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울산항이 자랑하는 액체 물류 허브 위상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11월 전국 화학공업생산품 물동량이 상승세를 탔음에도 울산항만 유독 감소세를 면치 못했고, 유류 처리 실적 또한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동차 수출이 역대급 호황을 누리며 항만 전체 실적을 방어했지만, 울산항의 근간인 액체 화물 경쟁력이 경쟁 항만에 비해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에 따르면, 지난 11월 울산항에서 처리한 화학공업생산품 물동량은 160만40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7.1% 감소했다. 이는 경쟁 항만의 약진과 대비돼 더욱 뼈아픈 대목이다. 같은 기간 전국 항만의 화학공업생산품 처리량은 3.1% 증가했다.

특히 제2의 석유화학 거점인 광양항은 11월 한 달간 102만7000t을 처리하며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9.7%나 폭증했다. 울산과 광양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탓으로만 돌리기엔 울산 석유화학 단지와 항만의 활력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울산항 물동량의 70%를 차지하는 유류 부문도 사정은 비슷하다.

11월 울산항 유류 처리량은 1118만5000t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줄었다. 광양항(-4.5%)이나 대산항(-5.1%) 등 주요 액체 항만들도 동반 부진을 겪었지만, 인천항의 경우 400만7000t을 처리해 2.6% 성장세를 기록하며 대조를 이뤘다.

그나마 자동차가 울산항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11월 울산항 자동차 물동량은 146만70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1% 급증했다. 하지만 자동차 부문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처지다. 물량 면에서는 평택·당진항(150만1000t)이 울산항을 앞질렀고, 성장세 면에서는 광양항이 전년 대비 74.9%나 늘어나며 맹추격하고 있다.

이 외에 기타광석 부문에서는 울산항이 51만1000t을 처리해 40.2% 증가하며 전국 항만 중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컨테이너는 2만9820TEU(1TEU=6m 컨테이너 1개)에 그쳐 2.2% 줄었고, 전국 5대 항만 중 누적 감소폭(-13.1%)이 가장 컸다.

울산항만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화학공업생산품 물량이 늘어나는 시기에 울산만 감소한 것은 지역 산업계의 구조적 부진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며 “자동차 수출 호조에 가려진 액체 화물의 경쟁력 저하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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