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군주의 배신 - 7장 / 정유재란과 이중첩자 요시라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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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군주의 배신 - 7장 / 정유재란과 이중첩자 요시라 (115)
  • 차형석 기자
  • 승인 2026.01.16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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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실 겁니까?”

“나는 조선에 남을 것이다.”

“왜군의 첩자 노릇을 한 형님을 조선의 조정에서 받아들여 주겠습니까?”

“그들은 나를 받아줄 것이다. 내가 말하지 않았느냐? 그들이 나를 이용한 것이다. 서인과 북인들이나 조선의 군왕에게는 내가 여전히 고마운 존재일 것이다. 조선 수군은 궤멸되었었지만 그 덕분에 이순신에게 나라를 빼앗길 걱정은 많이 덜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이순신이 두려운 존재이기는 하지만 예전만큼은 아닌 것이지. 그래서 나의 망명을 그들은 받아줄 것이다. 나는 이번 전쟁을 통해서 너무 잔인한 내 조국 일본이 싫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전쟁 자체가 지긋지긋하다. 이 아름다운 조선땅에서 조용히 검술이나 연마하며 살다가 죽는 게 나의 바람이다. 이런 나를 네가 이해하든 못하든 상관없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나에게는 나의 방법이 있는 것이고, 너는 너의 방법이 있는 것이다.”

“조선의 백성들은 형님을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상관없다고 하지 않았느냐? 나는 깊은 골짜기에 들어가서 조용히 살 것이다.”

“저는 이만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거라. 그리고 상처는 며칠 치료를 해야 하니 무리하지 말거라.”

“어디로 가실 겁니까?”

“글쎄다.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갈 것이다. 인연이 되면 또 보자꾸나. 사내가 혼인을 했으면 그 책임이 막중하다. 네게는 처가 있고 장차 태어날 자식이 있다는 거 잊지 말거라. 그리고 내일보다 소중한 것은 바로 오늘이다. 오늘 이 시간 네 앞에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충실해라. 나는 그렇게 살지 못했다. 타고난 운명이 그랬으니까. 그렇지만 후회는 없다. 너만은 나처럼 살지 마라.”

천동은 요시라의 얼굴에 드리운 그늘의 정체가 궁금했으나 묻지 않았다.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은 더 이상 만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천동은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네, 형님. 안녕히 가십시오.”

글 : 지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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