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낮출수록 군민의 삶은 더 채워진다”…현장에서 답을 찾는 울주복지재단
울산 울주복지재단 사무실에서 만난 오세곤 대표이사는 인터뷰 내내 ‘현장’이라는 단어를 반복했다.
복지의 방향, 조직 운영의 기준에 대한 질문에도 그의 답은 늘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복지는 위에서 설계해 아래로 전달되는 정책이 아니라, 현장에서 군민의 삶을 얼마나 세밀하게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울주복지재단은 행정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복지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출범한 공공복지 플랫폼이다.
울주군의 지역적 특성과 군민의 생활 조건을 반영한 맞춤형 복지를 현장에서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안고 출발했다.
오 대표는 재단의 존재 이유에 대해 “복지를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삶을 연결하는 기관”이라고 정의했다. 단순히 시설을 운영하는 역할을 넘어 노인과 장애인, 취약계층의 삶을 종합적으로 살피고 행정과 민간을 잇는 조정자 역할이 재단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재단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로 그는 복지 전달 구조의 속도와 방향을 꼽았다. 그간 복지관별로 흩어져 있던 기능과 자원이 하나의 체계로 연결되면서 중복은 줄고, 필요한 지원은 보다 촘촘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 대표는 “군민 입장에서 보면 어디에 가서 무엇을 신청해야 하는지조차 어려웠다”며 “이제는 한 번의 접촉으로 필요한 서비스가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과 장애인,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강화되면서 군민이 체감하는 복지의 질도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재단 설립 이전 울주군의 복지 운영은 시설 관리 중심의 체계에 머물러 있었다.
개별 시설 운영에는 안정성이 있었지만, 복지 서비스 기획과 정책 조정 기능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이에 대해 오 대표는 “시설은 있었지만. 삶을 관통하는 정책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재단 출범 이후에는 복지를 전담하는 전문기관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으면서 운영의 패러다임이 시설 중심에서 사람과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울주복지재단이 내세운 핵심 방향은 ‘사람 중심, 현장 중심, 지속 가능한 복지’다. 오 대표는 “복지는 결국 군민의 일상에서 체감돼야 의미가 있다”며 “정책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삶을 바꾸는 정책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재단은 수요자 맞춤형 정책과 예방 중심 복지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노인과 장애인, 취약계층을 아우르는 통합적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복지관 간 연계와 민관 협력을 확대해 지역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가 그리는 재단의 최종 모습은 단순한 서비스 제공 기관이 아니다. 오 대표는 “울주복지재단은 지역 복지정책을 선도하는 전문 공공기관으로 성장해야 한다”며, 변화하는 사회와 인구 구조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울주형 복지 모델’을 구축하고, 행정과 민간,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협력 구조 정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출범 초기인 올해 재단의 행보는 보다 현실적이다.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관내 복지관 운영체계를 정비하고, 주요 대상별 맞춤형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작업이 우선 과제다. 이를 위해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현장 중심의 통합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기업과 민간단체의 사회 공헌을 연계한 협력 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재단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사람의 존엄과 공정한 기회다. 오 대표는 “복지는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군민 누구나 생애 어느 시점에서든 필요로 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라는 인식이 재단 운영의 출발점이다. 군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세심하게 살피고, 필요한 지원이 적기에 공정하게 전달되도록 하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급격히 늘고 있는 1인 가구와 고령 인구 문제에 관한 질문이 이어지자, 오 대표는 “이 변화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라 삶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가족 중심, 시설 중심 복지로는 한계가 분명해지고 있으며, 홀로 생활하는 노인과 1인 가구는 돌봄 공백과 고립 위험이 높아 보다 세밀하고 예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재단은 ‘생활권 중심의 돌봄과 예방형 복지’를 핵심 방향으로 설정했다. 일상에서 위기를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한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부터 본격 시행되는 돌봄통합사업도 같은 맥락에 있다. 오 대표는 “돌봄이 필요한 군민이 여러 기관을 전전하는 구조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한 사람을 중심으로 필요한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연계되는 체계를 통해 돌봄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오 대표의 경영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어는 ‘대하영’이다. 크게 낮출수록 더 크게 채워진다는 의미다.
오 대표는 “복지는 위에서 지시한다고 완성되는 영역이 아니다”며 “현장과 군민의 목소리를 얼마나 낮은 자세로 듣느냐에 따라 복지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대표이사와 본부의 역할에 대해선 ‘뒤에서 책임지는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는 “성과는 직원과 현장의 공이고, 책임은 대표이사가 져야 한다”며 “보고서 중심의 판단이 아니라 직접 현장을 확인하고, 형식적 성과보다 실제 이용자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 대표는 “군민 위에 있는 기관이 아니라, 군민의 삶 아래에서 함께 버티는 기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