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19일 산재전문공공병원 개원을 앞두고 어린이 특화 울산의료원과 양성자치료센터 설립까지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공공의료기관이 사실상 없었던 울산이 산업도시 특수 수요와 의료 공백을 동시에 메우기 위해 공공의료의 ‘삼각축’ 구축을 본격화 하겠다는 것이다. 산재 재활과 필수의료, 소아 진료, 중증 암 치료를 한 지역 안에서 이어가는 구상은 타당하다.
산재전문공공병원은 오는 10월 개원을 목표로 1단계 190병상 가동, 인력 400여명 확보 뒤 최종 700여 명 확충안을 제시했다. 울산의료원은 350병상 규모로 어린이 치료에 특화한 공공 거점을 만들고, 양성자치료센터는 영남권 특화 중증 암 치료 인프라를 구축해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공공의료 인프라가 효율적으로 운영되려면 세 사업이 하나의 축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가장 먼저 구축해야 할 것은 의뢰·회송과 응급 이송의 동선이다. 산재전문공공병원이 재활 중심이라 해도 응급환자와 중증환자 흐름이 붙어 있다. 울산의료원이 소아 진료 공백을 메우려면 소아응급, 야간·휴일 진료, 중증 소아 환자 전원 기준이 동시에 정리돼야 한다. 양성자치료센터가 들어서면 방사선종양학 진료뿐 아니라 수술·항암·영상·병리 등 다학제 협진이 필수다. ‘지역 완결형’은 병원을 더 짓는다는 뜻이 아니라 환자가 떠돌지 않게 만든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인력 전략이다. 울산시가 제시한 채용 규모가 의미를 가지려면 필수과에 대한 유인책과 근무 여건 개선이 따라야 한다. 지역 수련체계, 전문인력 양성, 협력병원과의 순환근무, 당직·야간 부담 완화 같은 실질 대책을 운영계획에 분명히 해야 한다.
세 번째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다. 보건분야 예산 762억원 편성은 의지를 보여주지만, 공공의료의 비용은 준공 이후가 더 크다. 인건비, 장비 유지비, 응급 당직 비용, 감염병 대응 운영비는 매년 반복된다. 적자를 이유로 필수 진료과를 축소하거나 야간 진료를 줄이는 일이 생기면 공공의료 확충은 곧바로 무력화된다. 중앙정부와의 재정 분담, 운영 적자 보전 기준, 성과 지표를 사전에 공개해 ‘필수 기능’이 흔들리지 않게 해야 한다.
울산시가 공공의료의 삼각축을 가속화하는 결정은 옳다. 이제 필요한 것은 속도 경쟁이 아니라 체계 완성이다. 소아·응급·재활·중증 암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하나의 의료망으로 묶어야 한다. 시민이 울산 안에서 치료를 끝낼 수 있을 때, 공공의료 ‘불모지’라는 말은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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