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안주전략’ 한국경제 저성장 주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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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기업 ‘안주전략’ 한국경제 저성장 주원인
  • 서정혜 기자
  • 승인 2026.01.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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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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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성장을 지속해 고용을 늘릴수록 규제와 조세부담이 가중되면서 이로 인해 한국 경제의 잠재적 성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20일 ‘한국 경제의 저성장 원인 진단과 기업생태계 혁신 방안’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50인·300인 등 규제 장벽 앞에서 인위적으로 성장을 멈추거나 기업을 쪼개는 등 규제 회피를 위한 ‘안주 전략’(Bunching)을 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안주 전략이 국가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저성장을 가져오는 핵심 원인이라고 봤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성장을 멈추면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의 채용 여력은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소기업에 인력이 몰리면서 경제 전체의 효율성이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SGI는 또 기업 규모별 차등 규제가 진입, 성장, 퇴출로 이어지는 경제 성장 선순환을 막고, 기업 생태계를 영세 소기업 중심으로 굳어지게 했다고 진단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소기업이 5년 뒤에도 여전히 영세 규모(10~49인)에 머무는 비율은 최근 60%에 육박했다. 이는 1990년대(40%대)와 비교해 급격히 오른 것으로, 기업이 성장을 도모하기보다는 규제 회피 등을 위해 현재 상태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올라서는 성장 사다리도 끊어졌다. 소기업이 중규모 기업으로 도약할 확률은 과거 3~4%에서 최근 2%대로 반토막 났고,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확률은 1%도 안됐다.

SGI는 이러한 규제 역설이 한국 기업생태계를 선진국과 정반대인 기형적 구조로 변질시켰다고 꼬집었다. 생산성이 높은 대기업과 중견기업 위주로 고용을 창출하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영세 소기업에 인력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국가 경제 전체를 저생산성 늪으로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 생태계에서 소기업의 노동생산성은 대기업의 30.4% 수준으로 대기업과 소기업 간의 생산성 격차가 컸다.

문제는 노동생산성이 낮은 소기업에서 고용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제조업 내 소기업(10~49인)의 고용 비중은 42.2%로 OECD 평균(22.7%)의 두배에 육박한다.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야 할 대기업(250인 이상)의 고용 비중은 28.1%에 그쳐 OECD 평균(47.6%)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대한상의 SGI는 기업 생태계 역동성을 회복하고 저생산성 늪에서 탈출하기 위해 △‘성장 또는 탈락’ 지원 체계 구축 △투자 중심 자금 조달 생태계 육성 △성장유인형 지원 제도 도입 등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가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를 인식하고 대책을 내놓은 것은 긍정적이지만 관건은 현장에서의 속도감 있는 이행이다”며 “규제와 조세 제도의 과감한 재설계를 통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유인체계를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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