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울경 통합의 마지막 퍼즐, 울산이 던진 ‘주민투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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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부울경 통합의 마지막 퍼즐, 울산이 던진 ‘주민투표’ 승부수
  • 경상일보
  • 승인 2026.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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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 섰던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행정통합의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주민투표를 전제로 부산·경남과의 행정통합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줄곧 ‘독자 노선’을 견지하며 통합 논의에 유보적이었던 울산의 전향적 입장 변화다. 비대해진 수도권 일극 체제에 맞설 부울경 메가시티 논의가 다시 물살을 타고 있다.

김 시장은 21일 정부의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에 발맞춰 주민투표를 통한 통합 추진 의사를 밝혔다.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여론조사를 거쳐 찬성이 50%를 넘길 경우 통합을 본격 검토하겠다는 구상이다.

울산의 이러한 입장 변화는 요동치는 지방 행정 지형을 정면으로 마주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부산·경남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는 역사적으로 한 뿌리이자 동일한 생활·산업권을 공유해 온 울산까지 포함해야 ‘완전한 통합’이 완성된다며 울산의 참여 문을 열어놓았다. 이에 울산이 ‘주민의 뜻’이라는 명분으로 화답하며 통합의 마지막 퍼즐을 맞춘 모양새다.

울산은 부산·경남과 마찬가지로 주민 동의를 전제로 한 ‘상향식(Bottom-up)’ 방식을 택했다. 이는 자치단체장과 의회가 주도하는 광주·전남이나 대전·충남의 ‘하향식(Top-down)’ 모델과는 궤를 달리한다. 지방행정의 주인인 주민의 선택을 최우선에 두는 방식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역 이기주의나 행정적 갈등을 사전에 차단할 가장 강력한 민주적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울산의 참여가 곧바로 메가시티 완성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낙관은 금물이다. 김 시장은 선행 조건으로 ‘실질적 권한 이양’을 단호하게 요구했다. 미국 연방제 주(州)에 준하는 자치입법권과 과세권, 산업 개발 권한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행정통합은 정치적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2년 출범 직후 해산된 ‘부울경 특별연합’의 사례처럼, 권한과 재정이 수반되지 않은 통합은 결국 ‘빈 껍데기’일 뿐이라는 뼈저린 교훈을 환기한 것이다.

부울경이 ‘완전한 통합’을 이룬다면 인구 770만명, GRDP 300조원 규모의 거대 초광역 경제권이 탄생한다. 이는 수도권에 대응할 국내 유일의 ‘국가 제2 성장축’으로서 체급을 갖추는 일이다. 이제 공은 울산 시민을 넘어 중앙정부와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정부는 ‘5극 3특’ 전략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파격적인 자치권 보장으로 응답해야 한다. 실질적 이익과 권한이 담보되지 않는 통합은 또 다른 실패의 전철을 밟을 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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