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칼럼]CES 2026으로 본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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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칼럼]CES 2026으로 본 스마트 모빌리티 비전
  • 경상일보
  • 승인 2026.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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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상진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부교수

지난 칼럼에서 테슬라의 도전을 통해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면, 올해 CES 2026은 그 변화가 보다 넓은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CES의 핵심 메시지는 특정 기업의 기술 성과가 아니라, 모빌리티를 둘러싼 산업 전반의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동은 더 이상 자동차 중심의 문제가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 에너지, 도시 운영이 결합된 하나의 시스템으로 재정의되고 있었다.

CES 2026에서 제시된 스마트 모빌리티의 모습은 ‘더 빠른 차’나 ‘더 똑똑한 자율주행’에 머물지 않았다. 차량, 로봇, 물류, 인프라가 하나의 데이터 흐름 위에서 연결되고, 이를 통해 이동의 효율과 안전,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개선하려는 시도가 전시 전반에 깔려 있었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개별 차량의 성능 경쟁을 넘어, 도시 단위에서 이동을 관리하는 플랫폼 관점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특히 현대차 그룹에서 보여준 로봇 기술과 모빌리티의 결합은 이번 CES의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동형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물류 로봇은 각각 독립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이동과 물류 흐름을 보완하는 구성 요소로 등장했다. 이는 스마트 모빌리티가 도로 위 차량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 현장과 물류센터, 그리고 일상 공간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동의 주체 역시 사람과 차량에서 로봇과 AI로 확장되고 있었다.

에너지와 모빌리티의 결합도 뚜렷한 흐름이었다. 전기차는 단순한 친환경 차량을 넘어, 에너지 저장 장치이자 전력망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었다. 충전, 주차, 에너지 관리가 하나의 서비스로 통합되면서, 모빌리티는 이동 이후의 경험까지 포함하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교통 정책과 에너지 정책을 더 이상 분리해 설계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번 CES에서는 이러한 비전을 구현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소개되었고,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이를 실제 산업 현장과 도시 환경에서 검증하고 있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었다. 로봇을 활용한 제조 공정 개선, 물류 자동화, 자율주행 기반 이동 서비스 등은 더 이상 실험실 속 개념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현실화되고 있는 변화였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기술들이 개별 기업의 성과로 강조되기보다는, 하나의 산업 생태계 속에서 작동하는 모습으로 제시되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CES 2026의 분위기는 대한민국 스마트 모빌리티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우리는 자율주행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개발할 것인가보다, 이 기술이 도시와 산업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도록 설계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기술 자체는 이미 상당 부분 준비되어 있지만, 이를 연결하는 데이터 구조, 제도, 그리고 산업 간 협력 체계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 책임, 로봇과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의 규칙, 모빌리티 서비스의 운영 기준 등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CES 2026이 보여준 스마트 모빌리티의 핵심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둘러싼 구조와 선택의 문제이다. 이동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보고, 차량·로봇·에너지·도시를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관점이 요구되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는 더 이상 미래 산업이 아니라, 지금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국가 경쟁력이 갈릴 수 있는 현실적 과제가 되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떤 기업이 앞서가고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산업 구조와 제도를 만들어갈 것인가이다. CES 2026은 스마트 모빌리티의 미래가 이미 시작되었음을 보여주었다. 그 흐름 속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향후 10년 모빌리티 산업의 위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권상진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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