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무려 3시간 가까이(173분) 펼쳐졌다.
특히 25개의 쏟아지는 질문에 답하며 집권 2년 차 국정 운영 구상과 각종 현안에 대한 견해를 소상히 밝혔다.
애초 예고했던 90분의 2배가량 회견을 진행한 것으로, 약 160명의 기자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즉문즉답을 이어가 낮 12시53분께 종료됐다.
이날 회견은 예정된 시각을 83분 넘긴 가운데 △광역 통합 드라이브 박차 △신규 원전 열어놓고 판단 필요성 △이혜훈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입장을 진지하게 설명했다.
◇광역단체 통합 드라이브 박차
이 대통령은 이날 광역단체 통합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65대 35로 조정하는 등 지방재정 자율성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추진 중인 대전-충남과 광주-전남의 광역 통합은 지방 주도 성장의 상징적 출발점이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국가의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한 뒤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광역 통합의 방향이 흔들리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지방 재원 배분이 72대 28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보통 6대 4 정도는 돼야 한다. 지방 자체 재원이 28%가 아니라 40%는 돼야 한다”며 “실 집행은 또 75%가 지방에서 집행되고 있다. 권한은 중앙 정부가 가지고 실제 집행은 지방이 하는 것이다. 교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정부는 지방세에 대한 통제, 보조금 교부, 지방채 발행 승인 등 여러 장치를 통해 지방재정에 관여하고 있다. 국가 전체의 이해관계 때문에 지방재정에 대한 중앙정부의 간섭은 불가피하지만, 이로 인해 지방정부의 재정 활동 자율성이 낮고 종속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신규 원전, 열어놓고 판단 필요성
이 대통령은 신규 원전 건설 문제와 관련해 “최근의 추세를 보면 엄청난 에너지 수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필요한지, 안전한지, 또 국민의 뜻은 어떤지 열어놓고 판단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국가 계획도 이미 확정돼 있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책을 마구 뒤집는 것은 정책의 안정성, 지속성 측면에서도 좋지 못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저는 원전 문제가 너무 정치 의제화됐다는 생각도 한다. 이 문제가 이념 전쟁의 도구처럼 인식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필요하면 안전성 문제를 포함해 검토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지난 정부 당시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신규 대형 원전 2기 건설’이 명시된 상황에서, 무작정 여기에 반대하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숙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혜훈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입장
이 대통령은 이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선 “청문 과정을 본 국민의 판단을 들어보고 결정하고 싶었는데, 그 기회마저 봉쇄돼 아쉽다”며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이 지명자에 대해 어떻게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선 “문제가 있어 보이기는 한다. 우리 국민도 문제의식을 가지는 부분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런데 거기에 대해 본인의 해명도 들어봐야 하는 것 아니냐. 그게 공정하다. 청문회를 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어떨지 모르겠다. 좀 시간을 두고 판단하겠다”고 부연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