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추진이 촉발한 지정학적 불안이 국제 금융시장을 강타하며 금과 은 가격을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유럽 주요국을 향한 미국의 관세 부과 예고와 금리 인하 기대감이 맞물리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에 달한 모양새다.
20일(현지시간) 국제 귀금속 시장에서 현물 금 가격은 온스당 4749.84달러를 터치해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은 가격 역시 온스당 95.89달러까지 치솟아 사상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올 들어서만 은은 25% 가까이 급등했고, 금도 8%대의 가파른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시장의 공포감을 키운 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엄포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그린란드 합병 구상에 반기를 든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핀란드 등 유럽 8개국을 겨냥해 “오는 2월1일부터 10%, 6월1일부터는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데 이어 경제 보복 조치까지 시사하자 시장의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달했다.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전망도 가격 상승을 부채질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중반부터 25bp(0.25%p)씩 두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내려가면 이자가 없는 자산인 금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각국 중앙은행의 꾸준한 금 매입세도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이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귀금속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향후 3개월 안에 온스당 금값은 5000달러, 은값은 100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을 내놨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