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 단절 울산청년 1만여명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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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와 단절 울산청년 1만여명 추정
  • 주하연 기자
  • 승인 2026.01.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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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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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실패와 관계 단절, 마음의 문제는 어느 순간 청년을 사회 밖으로 밀어낸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고립·은둔 상태에 놓인 청년들이 늘고 있지만, 이들의 삶은 여전히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고립은 개인의 선택이나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실패와 단절이 반복되며 축적된 결과에 가깝다.

울산 역시 예외는 아니다.

전국 단위 조사에서는 고립·은둔 청년 문제가 이미 사회적 현상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이들이 얼마나 존재하는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지 구체적으로 가늠하기 어렵다.

청년 정책과 지원 기관은 마련돼 있지만, 가장 도움이 필요한 청년일수록 그 제도에 닿지 못하는 현실도 반복되고 있다.

본보는 울산에서 보이지 않던 고립·은둔 청년의 현실을 데이터와 사례를 통해 지역사회가 어떤 응답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통계 밖 머문 울산의 고립·은둔

보건복지부와 국책 연구기관이 실시한 전국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 인구의 약 5%가 사회적 고립·은둔 상태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울산에 적용하면, 1만명 안팎의 청년이 고립·은둔 상태에 놓여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울산에는 이를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식 실태조사가 없다. 고립·은둔 청년이라는 항목 자체가 행정 통계에 명확히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전국 단위 조사에서는 문제가 드러

났지만, 지역 단위로 내려오면 여전히 ‘숫자 없는 문제’로 남아 있는 셈이다.

울산시청년미래센터에 접수되는 상담 사례는 이 공백을 일부 드러낸다. 센터에 따르면 장기 미취업 상태이거나 외부 활동이 극도로 줄어든 청년이 적지 않다. 고립 기간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7년 이상에 이르렀고, 그동안 사회와의 접점을 거의 끊은 채 지내온 것으로 파악됐다. 통계에 잡히지 않은 고립·은둔 청년이 이미 지역사회 곳곳에 존재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집 밖까지, 너무 먼 거리

고립·은둔의 시작은 대부분 갑작스럽지 않다. 반복된 취업 실패와 진로 좌절, 인간관계의 균열이 누적되며 외부 활동은 서서히 줄어든다.

여기에 불안과 우울, 수면 장애 같은 정신건강 문제가 겹치면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큰 부담으로 바뀐다.

남구에 거주하는 김모(여·25)씨는 외부 활동에 대한 불안으로 초기에는 센터 방문을 위해 집 근처 버스정류장까지 이동하는 것조차 어려움을 겪었다. 김씨는 일상 회복과 정서 지원 프로그램, 소규모 집단 활동에 단계적으로 참여하며 조금씩 변화를 맞았다. 이후에는 부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주관 캠프에 참여하는 등 활동 범위를 스스로 넓혀갔다.

동구에 거주하는 양모(여·28)씨 역시 장기간의 고립을 경험했다. 대학 졸업 이후 약 4년간의 경력 공백 속에서 위축됐고, 우울 증상과 수면 장애로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사례 관리가 병행됐다. 정서 회복 프로그램과 자립역량 강화 과정을 거친 뒤, 지역 내 취업 연계 지원을 통해 중견기업 취업에 성공하며 탈고립 단계에 이르렀다.

이들 사례는 고립·은둔 청년이 사회와 단절되기를 원해서 집 안에 머무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사회로 나가야 한다는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다시 한 걸음을 내딛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준비가 필요하다. 실제로 센터 상담 역시 온라인 신청 등 일정 수준의 의지와 에너지가 있어야 시작할 수 있다. 그만큼 아직도 제도 밖에 머무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립·은둔 청년의 존재를 정확히 인식하고, 이들의 삶을 구체적으로 바라보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울산에서 보이지 않던 청년들을 드러내는 것, 그것이 고립의 시간을 끊기 위한 출발선이다.

홍국진 울산시청년미래센터 고립·은둔팀 팀장은 “고립·은둔 청년은 특정 집단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나 삶의 어느 시점에서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도움이 필요해도 먼저 문을 두드리기 어려운 상태라는 점을 지역사회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하연기자 jooh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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