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지, 설민기, 윤란주, 이상열, 한호규 등 5명의 작가는 옻이라는 전통적 재료를 각자의 시선과 방식으로 다루며 물성 자체를 탐구한 작품 3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김민지 작가의 지승공예 작품인 ‘연시(連時)’는 일상적 기물이었던 요강에 선사인들이 바위에 새겨 남긴 삶의 문양을 결합함으로써 과거와 현재의 일상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고 인간의 평범한 삶 또한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역사이자 기록임을 드러낸다.
설민기 작가의 난각, 자개 작품인 ‘달 조각’은 달과 식물, 집이 어우러진 자연 풍경을 동화적으로 풀어냈다. 작품 속 달은 유년의 기억이자 관객에게 위로를 건네는 매개체다.
윤란주 작가의 ‘상처, 그리고 회복’은 깨진 도자기를 버리지 않고 그 흔적을 숨기지 않은 채 다시 이어가는 일본의 전통 수복 기법인 ‘킨츠기’ 기법 작품이다. 깨진 상처는 아름다운 선으로 드러나 남아있는 시간과 기억을 천천히 이어간다.
이상열 작가의 난각, 자개 작품인 ‘회사후소繪事後素’는 전서(篆書)를 자개로 새기고 난각으로 마무리했다. 내용은 명심보칠(明心寶漆), 회사후소(繪事後素) 등이다. 그는 오묘한 자연의 색을 발광하는 자개는 옻칠 예술 하나로만 빛날 수 있다고 자부한다.
한호규 작가의 자개, 난각 작품인 ‘Vessel Series 01’은 항아리를 단순한 사물이 아닌 삶과 기억, 감정을 담는 그릇으로 바라본다. 자개, 난각, 펄 등의 재료와 새로운 부조 기법을 활용해 평면 위에서 입체적이고 독창적인 형태로 표현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아진 갤러리큐 대표는 “과거의 옻은 오랜 시간 동안 기능을 중심으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오늘날 옻은 더이상 기능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며 “전시는 옻이라는 재료를 통해 자연과 인간,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지점을 드러내는 자리다. 관람객이 각 작품을 통해 옻의 다양한 형태와 가능성을 마주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관람 시간은 평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며, 토요일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다. 일요일은 휴무. 문의 261·9101.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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