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역 ‘희망2026나눔캠페인’ 사랑의 온도탑이 가까스로 100℃를 돌파했다. 두 달간 쉼 없이 달려온 모금액은 72억8200만원. 목표액을 불과 3200만원 차이로 넘어서며 턱걸이 달성에 성공한 것이다. 경기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 시민과 기업이 합심해 이뤄낸 유의미한 성과다. 다만, 전국 평균 사랑의 온도탑 수은주가 역대 최고치인 113.9℃까지 치솟은 점을 고려하면 울산의 성적표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울산 나눔 캠페인의 지표를 되짚어보면, 지난 겨울의 열악했던 기부 여건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년간 정체된 모금 규모에 기업들의 위축된 손길까지 더해지며, 마감을 코앞에 둔 29일까지도 온도탑은 좀처럼 끓어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수은주를 다시 밀어 올린 것은 마지막 순간 HD현대중공업이 건넨 1억2000만원이었다. 그 덕분에 울산의 온도는 마침내 100℃를 넘어설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값진 결실은 이 어려운 시기에도 이웃을 먼저 생각한 개인 기부자들의 마음이 지난해보다 더 뜨겁게(20.9% 증가) 타올랐다는 사실이다. ‘7천원 기부 릴레이’와 같이 문턱을 낮춘 시민 참여 프로그램은 나눔의 저변을 넓히는 소중한 씨앗이 되었다. 기업 기부가 산업 경기의 파고에 흔들릴 때, 소액일지라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온도를 떠받쳤다는 점은 울산이 거둔 분명한 성과다.
그러나 막바지 특정 기업의 기탁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고질적인 패턴이 매년 반복되는 것은 울산의 나눔 구조가 여전히 취약함을 방증한다. 대규모 국가산단이 밀집한 산업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울산의 법인 기부 비중은 전국 평균보다 약 7%p 낮다. 특히 상당수 지역 기업이 지역 지회가 아닌 중앙회 기탁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그 기금이 지역사회로 얼마나 환류되는지에 시민이 체감하기 어렵다. 기업들이 지역에서 이익을 창출하면서도 지역사회 안전망에 대한 기여가 보이지 않는다면, 나눔의 신뢰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제는 ‘자발성’만 강조할 단계가 아니다. 울산에 주요 사업장을 둔 대기업들은 본사 차원의 사회공헌과 별도로 사업장 소재지 기준의 지역 기여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중앙 기탁을 하더라도 울산 배분 규모를 명시하고, 일정 비율을 지역 지정기탁으로 환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
시민 참여 확대라는 성과 위에, 산업수도에 걸맞은 기업의 지역 환류 구조를 세울 때 울산의 나눔은 ‘막판 기적’이 아닌 ‘지속 가능한 온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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