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분산특구 ‘PPA’ 빗장 해제…울산, 에너지 전환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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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분산특구 ‘PPA’ 빗장 해제…울산, 에너지 전환의 시험대
  • 경상일보
  • 승인 2026.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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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형 데이터센터가 지역 전력을 쓰면서도 ‘재생에너지 100%’를 충족할 수 있는 제도적 발판이 마련됐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 범위를 분산에너지 사업자까지 전격 확대한 덕분이다. 이에 울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은 이제 ‘지산지소(地産地消) 에너지’의 실효성을 입증하며 대한민국 에너지 전환을 주도할 시험대에 올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일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이행 추진단’ 첫 회의를 통해 재생에너지 PPA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그간 한전 고객에게만 국한됐던 계약 문턱을 구역전기 및 분산에너지 사업자로부터 전력을 공급받는 사용자까지 넓힌 것이다. 이는 데이터센터 같은 전력 다소비 시설의 비수도권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한전의 독점적 전력망 구조를 깨뜨린 파격적인 ‘제도적 수술’로 평가된다.

울산은 이 제도 변화가 가장 빠르게 현실화될 지역이다. 울산분산특구 안에서는 SK멀티유틸리티를 중심으로 전력 직접거래 구조를 기반으로 한 AI데이터센터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PPA 규제가 풀리면 RE100 조건도 제도권 안에서 충족할 수 있다. 산업도시 울산이 에너지와 데이터를 결합한 신산업 도시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회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문을 여는 것’만으로 성과가 보장되지는 않는다. 구역전기사업은 수요를 전제로 설비 투자가 이뤄지는 구조다. 대형 수요처가 재생에너지 조달을 별도로 붙일 경우, 기존 사업자의 투자 회수와 운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정부가 구역전기사업 설비용량 한도 상향까지 검토하는 배경 역시 대규모 데이터센터 수요를 염두에 둔 것이지만, 용량 확대가 곧 지역 계통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한다.

울산은 제조업 기반의 전력 수요가 큰 도시다. 여기에 데이터센터까지 더해지면 계통 운영, 전력 품질, 비상 대응 체계는 더욱 민감해진다.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고려하면 저장장치(ESS), 수요관리, 전력 효율 기준 같은 보완 장치는 필수다.

울산을 분산특구의 대표 성공 모델로 만들기 위해서는 PPA 확대를 단순한 규제 완화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와 연계되는 추가성 확보, 계통 안정과 비용 부담을 계약에 명확히 반영하는 원칙, 송배전과 보완 전력 비용의 투명한 배분이 전제돼야 한다. 여기에 데이터센터 폐열 활용과 지역 인력·기업 참여 같은 상생 장치까지 갖춰질 때, PPA 빗장 해제는 지역 산업이 버틸 수 있는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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