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 사전지정 이송’ 두고 현장·제도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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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사전지정 이송’ 두고 현장·제도 충돌
  • 석현주 기자
  • 승인 2026.02.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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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울산시가 추진 중인 ‘중증응급환자 사전 지정 이송 협약’을 두고 현장을 무시한 위험한 발상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울산소방본부는 응급실 과밀과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기 위한 협력 체계라고 선을 그으면서 제도 취지와 현장 우려가 충돌하는 양상이다.

대한응급의학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최근 일부 지역 소방서가 추진 중인 ‘중증응급환자 사전 지정 이송 협약’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학회는 “응급실 과밀과 이송 지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명분은 이해하지만, 병원의 실시간 수용 능력 확인 없이 사전에 지정된 병원으로 이송하는 방식은 ‘이송’이 아니라 ‘투기’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학회에 따르면 울산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소방이 관할 응급의료기관을 개별 방문해 ‘사전에 지정된 병원으로 바로 이송하겠다’는 내용의 협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회는 이를 두고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정부와 학회가 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종합 대책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지역 단위의 개별 협약 추진은 의료현장에 부담을 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전 지정 이송’의 의학적 위험성도 강조했다.

학회는 “권역응급의료센터라 하더라도 급성심근경색 시술이 동시에 진행 중이면 추가 환자 수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며 “이때는 119가 병원 상황을 확인해 즉시 시술이 가능한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환자를 살리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울산소방본부는 제도의 취지와 범위를 분명히 했다. 울산대학교병원과의 ‘중증응급환자 이송체계 개선 업무협약’은 중증 응급환자의 골든타임 확보와 치료 개시 시간 단축을 위한 협력 체계라는 것이다.

협약은 중증 환자 발생 시 우선 수용 협력을 강화하고, 1차 응급처치 이후 최종 치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이 필요할 경우 119구급대가 이송을 지원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구급상황센터와 광역상황실이 병원 연계를 적극 지원한다는 점도 포함돼 있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사전 지정 이송은 병원 수용을 강제하는 제도가 아니라 응급실 뺑뺑이를 줄이기 위해 소방과 의료기관이 사전에 소통·협력하자는 취지”라며 “현장 판단과 병원 상황을 배제한 채 환자를 밀어넣는 방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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