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원의 ‘경주남산 愛’(2)]해맞이 명소 신선암 마애관음보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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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원의 ‘경주남산 愛’(2)]해맞이 명소 신선암 마애관음보살상
  • 경상일보
  • 승인 2026.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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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원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 김세원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매년 1월1일이 되면 대한민국의 산과 바다는 해맞이를 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설악산 대청봉, 지리산 천왕봉 등 명산고봉도 그렇지만 접근성이 용이한 바다는 발 디딜 틈도 없이 북새통인데 해맞이 1번지 울산 간절곶, 손 조형물로 꽤 인기를 끌고 있는 포항 호미곶 등 7번 국도를 따라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안 곳곳에 위치한 해맞이 장소는 그야말로 만원사례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해맞이가 언제부터 유행이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그리 오래된 풍경은 아닌 것 같다. 아마도 경제가 활성화되고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더불어 생겨난 풍습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그 시기는 대략 1990년대 중반쯤으로 짐작된다. 필자의 경우 1996년 도반(道伴)들과 함께 경주남산 고위봉에서 12월31일 밤, 매서운 추위에 맞서 텐트를 치고 해맞이를 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 해맞이 명소 신선암 마애관음보살상. 동해에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햇살이 바위에 스며들면 부처님도 덩달아 금빛으로 채색이 된다.
▲ 해맞이 명소 신선암 마애관음보살상. 동해에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햇살이 바위에 스며들면 부처님도 덩달아 금빛으로 채색이 된다.

아무래도 경주남산에서의 해맞이는 지형상 동남산에서 하게 되는데, 그중에 봉화골 신선암 마애관음보살상에서 조망하는 새해가 가장 인상적일 것이다. 보살상으로 오르는 길은 사방으로 열려 있지만 염불사지에서 오르는 동쪽 탐방로가 일반적이다. 새벽 찬바람을 맞으며 1시간쯤 넉넉히 발품을 팔아 산길을 따라 절벽 위로 오르면 멋진 보관(寶冠)을 쓴 후덕한 보살상이 꽃다발을 쥔 손으로 반갑게 맞이해 준다.

신라인들은 봉우리 정상부에 돌출된 집채만 한 바위를 거칠게 다듬어 살짝 감실(龕室)을 만들고는 보살상을 돋을새김으로 빚어 놓았는데, 반쯤 살포시 감은 눈에 엷은 미소를 머금은 도톰한 입술, 결가(結跏)를 풀은 유희좌(遊戱座)는 편안하기만 한데 오른발은 내려서 구름을 디디고 있다.

동해에서 떠오르는 붉은 태양의 햇살이 바위에 스며들면 부처님도 덩달아 금빛으로 채색이 된다. 돌부처가 금부처로 바뀌는 순간은 불자(佛者)가 아니더라도 황홀경에 빠지게 된다. 그뿐이랴 계곡으로 하얀 구름이 밀물처럼 밀려들기라도 하면 아마 수미산 도솔천(兜率天)이 바로 여기가 아닐까 싶다.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붉은 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다 이루어질 것 같은 멋진 경주남산 해맞이 명당이다.

김세원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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