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울주군에 따르면, 두동면 행정복지센터가 이달부터 울산 읍·면·동 중 선제적으로 AI 통번역기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두동면이 ‘얼리어답터’를 자처한 배경에는 변화하는 인구 지형이 자리 잡고 있다. 두동면 민원팀의 창구 대응 인력은 단 2명뿐인데, 인근 농공단지와 산단의 영향으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늘면서 민원창구의 줄이 길어지기 시작했다.
통상 내국인이면 1분에 끝날 업무도,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이 방문하면 10분가량 소요되기 일쑤다. 의사소통이 안 돼 직원이 스마트폰 번역 앱을 켜고 씨름하는 사이, 창구 하나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영문도 모르는 내국인 민원인 대기 줄이 하염없이 길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다리다 지친 고령의 노인들은 공무원을 상대로 언성을 높이는 일도 다반사다.
다문화가족의 원활한 지역사회 정착과 공공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한 ‘다국어 통·번역서비스’도 예약을 해야 하는 시간적 제약 때문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
두동면 관계자는 “관내 외국인 근로자들의 국적이 20여 개 정도 되다 보니 파파고 등의 앱을 이용해도 통역이 안 되는 일이 자주 있다. 특히 영어를 못하거나 처음 접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의 경우 민원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라며 “이번에 도입한 통번역기는 200개가량의 언어를 실시간으로 통역할 수 있어 민원 처리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울산의 ‘외국인 1번지’ 동구도 마찬가지다. HD현대중공업이 위치한 동구는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으로, 관련 행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동구는 최근 외국인 민원 처리 시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의사소통이 어려워지자, AI 통번역기 4대를 도입했다. 현재 기기 사용법에 대한 직원 교육을 진행 중이며, 이달 중순부터 외국인 방문이 잦은 민원 처리부서를 대상으로 외국어 AI 실시간 통·번역기 대여 서비스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동구 관계자는 “통역가를 고용하는 게 제일 좋은 대책이지만, 인건비와 업무 분담 등의 이유로 현실성이 떨어져 AI 통번역기를 도입했다”며 “이번 외국어 통·번역기 대여 서비스를 통해 외국인 주민들이 행정업무를 원활하게 처리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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