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길을 걷다 쓰러지면 살 확률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
울산 심정지 환자의 병원 이송 전 자발순환 회복률(소생률)이 7년 연속 전국 최하위권을 기록한 만큼 이는 자조 섞인 농담이 아니라 뼈아픈 현실이다. 수년째 이어진 ‘의료 불모지’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개선은커녕 시민들의 생명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5일 소방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지역 119구급대가 이송한 심정지 환자의 병원 이송 전 자발순환 회복률은 전국 평균을 크게 밑도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무려 7년째 이어진 불명예다. 지난 2019년 7.9%를 시작으로 2020년 8.1%, 2021년 6.5%, 2022년 7.2%, 2023년 7.6%, 2024년 7.2%, 2025년 6.1%까지 2024년을 제외하면 계속 전국 꼴찌였다. 그나마 꼴찌를 면한 2024년도 6.6%인 전남에 이은 7.2%로 뒤에서 두 번째였다.
전국 17개 시·도 중 ‘만년 꼴찌’라는 성적표는 대한민국 산업 수도 울산의 초라한 의료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자발순환 회복률은 심정지 환자가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원의 응급처치를 받고 병원에 인계되기 전 심장 박동이 되살아나는 비율이다. 자발순환 회복률이 낮다는 것은 즉각적인 심폐소생술(CPR)에도 불구하고 생존 퇴원 가능성이 매우 낮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결과의 주요 원인으로는 응급의료 인프라 부족이 꼽힌다. 현재 울산에서 중증 응급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울산대학교병원이 유일하다. 인구 100만이 넘는 대도시가 단 한 곳의 대학병원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특히 울주군 등 외곽 지역의 경우, 대학병원은 물론 도심 2차 병원까지의 이송 거리가 멀어 교통 체증까지 겹칠 경우 소생률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시는 그간 심정지 소생률 향상을 위한 종합대책을 세우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7년 연속 최하위라는 결과는 이러한 대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반증한다.
이에 울산소방본부도 자발순환 회복률 등을 높이기 위해 원인 분석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울산소방 관계자는 “모든 환자의 소생률 지표가 동일한 조건에서 집계된 것이 아니다 보니, 현재 어떠한 요인으로 울산이 전국 최하위권을 맴도는 지에 대한 분석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