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버섯에 관심이 많은 여성분이 자기가 사는 남해안의 한 섬을 함께 탐사해 보자고 요청하여 가 본 적이 있었다. 그분이 안내한 곳은 그 지역의 당산이었는데 그곳에는 수백 년 된 상록수가 자라고 또 말라죽은 고목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어 그야말로 천연의 버섯 보고였다. 이 당산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정 타는 것을 경계하여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해 온 곳이었다.
그러고 보니 2015년 치악산국립공원 자연자원 조사 당시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의 ‘원성 성남리 성황림’이란 곳을 조사한 것이 생각났다. 그곳은 천연기념물 제93호로 면적이 6만3877㎡에 달하며 봄과 가을 연 2회 성황제를 지낸다고 한다. 이때를 제외하고는 일 년 내내 닫혀 있어서 전나무·참나무·층층나무·느릅나무 등 고목이 울창해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다. 당시 필자는 그곳에서 구멍집버섯을 처음으로 발견한 바 있다.
그때의 경험으로 울산 지역의 당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남아 있는 대부분의 당산은 세태 변화에 따라 당집과 당산나무 하나만 달랑 남아 있는 상태였다.
울주군 상북면의 한 당산은 넓이가 약 3000㎡ 정도로 오래된 참나무와 소나무가 있어 흥미로운 버섯의 발생을 기대해 볼 만한 곳이다. 아래 사진은 지난해 10월 하순 이 당산에서 찍은 애광대버섯이다. 우리 지역에서 갈색을 띠는 갈색애광대버섯은 비교적 흔하지만 담황색을 띠는 애광대버섯은 드물게 발견되는데 둘 다 유전적으로는 같은 버섯이다.
그리고 웅상(양산시 주진동)에는 당산이란 이름의 카페가 있는데 그 바로 앞에 1659㎡의 당산이 있어서 이곳 또한 재미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혹 시간이 되면 이곳도 한 번 조사해 보고 싶은 지역이다.
이제는 세상도 많이 바뀌어 신비적 자연현상이 신앙의 대상이 되는 것은 많이 사라졌지만 당산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적 자산이자 생태의 보고일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지역의 훌륭한 관광자원이 될 수도 있는 곳이다. 최석영 울산대학교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