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중학교 배정, 통학 불균형 해소 계기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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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중학교 배정, 통학 불균형 해소 계기 돼야
  • 이다예 기자
  • 승인 2026.02.1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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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다예 사회문화부 기자

기자는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인생의 쓴맛을 봤다. 집에서 가장 멀고, 아는 친구 한 명도 없는 중학교로 배정됐기 때문이다. 선호하는 학교도 아니었던 터라 정보조차 얻기 힘들었다. 어린 초등학생 티를 풀풀 내면서 대중교통 통학이 시작됐다. 시내버스로 왕복 1시간. 버스 배차를 놓치면 정류장에서 40분씩 기다렸다가 집에 갈 수 있었다. ‘왜 나에게만 이런 불행이 찾아왔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낯선 환경을 극복하고 건강한 마음으로 학교 생활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 그때 참 씩씩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20여년이 지난 올해, 울산 남구 옥동야음학군 전체 초등학생 1880명 가운데 당시 기자와 똑같은 처지에 놓인 학생이 54명에 이른다.

전체의 2.9%가 현행 무작위 추첨을 통해 임의배정된 것이다. 지난해에는 임의배정 비율이 2.5%, 2024년은 1.2%로 최근 3년간 꾸준히 늘었다. 동구학군의 경우 전체 1600명 중 74명이 임의배정되며 올해 4%에 그쳤지만, 1년 전만 해도 7%에 달했다.

해마다 1지망은커녕 4지망에도 배정되지 못한 학생 가정에서는 불만과 곡소리가 터져나온다. 무작위 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배정하는 탓에 선호학교는 1지망에서 100% 배정이 완료된다. 희망 배정에서 탈락한 학생은 최하위 지망학교나 비선호·원거리 학교로 배정될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은 이런 상황을 문제로 잇달아 지적하며 울산시교육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아이들의 선택권과 통학 안전권을 확보해 달라는 요구였다. 민원은 계속됐고, 시교육청은 결국 두 학군의 중학교 배정 방식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봤다.

선호 학교로의 쏠림 현상 때문에 학교별 학생수 격차 심화 등 불균형 문제도 심화하던 상황이었다.

시교육청은 기존 희망 배정과 함께 거주지 및 통학 여건을 고려한 근거리 우선 배정을 병행하는 개선안을 내놓았다. 인근 대구나 세종, 서울, 부산 등 선택권과 거리를 생각한 배정 방법을 채택하는 추세를 감안한 결정이다.

시교육청은 의견수렴 등을 거쳐 현행 희망 추첨 100%의 비율을 근거리 배정과 적절하게 나눌 방침이다. 총 3개안이며 각 안에 따라 학생 이동 규모 등 배정 결과도 달라진다. 어떤 아이에게는 10분, 어떤 아이에게는 1시간이 된다.

시교육청이 개선안 마련에 나선 이상, 학교 배정은 이제 아이의 하루가 어디에 쓰이느냐의 문제가 됐다. 시교육청이 통학 현실과 형평성을 함께 고려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

이다예 사회문화부 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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