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에만 목매고 있는 울산문화예술계의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선 예술단체 지원사업의 구조부터 바꿔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형화된 심사기준에서 벗어나 새로운 주제로 심사해야하며, 소액 다수가 아닌 집중 지원으로 자생력을 갖추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산업도시 울산의 특성을 살려 메세나를 활성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새로운 콘텐츠 작품 지원해야
정형화된 심사기준은 지원을 받았던 사람이 계속해서 받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창작 의지는 갈수록 떨어져 경력 쌓기용의 공회전이 빈번히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선 심사기준에도 독창성과 참신성이 도입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원을 받았던 개인이나 단체가 예전에 했던 작품을 다시 하지 않도록 제약을 두고, 한번 지원 받았던 개인이나 단체는 일정 기간 동안 지원을 못받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송철호 한국지역문화연구원장은 “찾아보면 울산에도 다양한 소재가 있으며 같은 소재라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며 “새로운 콘텐츠로 작품화하는 이들에게 지원이 돌아가야한다”고 말했다.
또 진입이 어려운 신진 문화예술인들을 위해 일정 기간 내 혹은 일정 횟수 이상의 경력을 갖춰야한다는 규정을 없애고, 신규 예술인을 중심으로 한 공모가 많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해마다 지원금 줄고 선정 수 증가
울산문화관광재단은 보다 많은 예술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지원 인원 수를 늘리고 지원금은 줄였다. 실제로 2024,2025년 선정률을 보면 26.24%(583건 중 153건), 36.79%(462건 중 170건)로 평균 지원금액이 낮아지면서 선정 수가 증가했다.
그러나 지원금이 하락하면서 창작은 더 어려워지고 작품의 질은 떨어지면서 문화 향유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역의 예술인들은 “이렇게 적은 금액으로 여러 곳에 지원해서는 울산의 문화예술계가 발전하기 힘들다”며, “엄격하고 공정하게 선정한 소수에 전폭적으로 지원해 이들이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공짜 티켓, 관객 동원이 아닌 유료로 티켓을 판매해야 예술인들도 그에 걸맞게 높은 수준의 작품을 선보인다는 지적이다.
울산시와 울산문화관광재단의 지원으로는 기회가 부족하기에 5개 구·군과 협업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의 한 예술계 인사는 “5개 구·군에 공연장이 다 있다. 그리고 이들 공연장에는 전문인력이 근무하고 있다”며 “울산시 주도하에 5개 구·군과 협업해 공연장의 공간적 특성을 살려 지역 예술가들과 기획공연을 추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메세나 협회 설립해 활성화돼야
울산시는 2017년부터 울산문화관광재단에 위탁해 메세나를 실시 중이다. 그동안 시비 7000만원이 지원되다 올해 처음으로 1억원으로 예산이 증액됐다. 울산에서는 유일하게 울산문화관광재단이 기업과 예술단체를 매칭해 지원금을 주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메세나는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울산에는 메세나협회가 없기 때문이다. 메세나협회가 있으면 보다 자율성을 가지고 다양한 메세나를 실시할 수 있으며 꾸준하게 기업과 네트워킹해 지속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울산문화관광재단은 조직 특성상 인사 이동이 잦아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예술계인사들은 메세나가 활발히 이뤄지기 좋은 환경인 울산도 메세나협회를 만들어 예술인들이 지속적으로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지역의 문화예술계 종사자는 “현재 울산의 메세나는 한정된 예산과 메세나협회의 부재로 힘들게 기업과 매칭을 맺더라도 울산문화관광재단의 지원에 떨어지기도 한다. 그럴 경우 그 예술단체는 매칭한 기업과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메세나협회가 설립돼 지속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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