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전기추진 스마트선박인 ‘울산태화호’가 마침내 전용 계류시설을 확보하며 본격적인 울산 스마트 선박시대가 열렸다. ‘조선 메카’ 울산이 스마트선박 산업 육성을 위한 독자적인 실증기반 인프라를 마련한 것이다. 태화호 계류시설 구축은 울산이 미래 조선·해양 산업의 글로벌 실증 거점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10일 울산 장생포항 고래박물관 앞 해상에서 준공식을 가진 ‘울산태화호’ 전용 계류시설은 정박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국·시비 총 448억원을 투입해 2022년 건조된 울산태화호는 그동안 전용 계류공간이 없어 운영과 실증에 제약을 받아왔다. 이번 전용 정박시설 확보는 다소 늦었지만, 그간 떠돌이 신세에 머물던 태화호 관련 실증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결정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태화호 계류시설은 울산 조선업의 스마트선박 기술의 신뢰성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핵심 인프라다. 전용 거점이 마련되면서 실증 일정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지고, 장비 교체·계측·정비가 상시로 이뤄지는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는 실증을 통해 ‘지속 가능한 기술 생산 체계’로 전환시키는 토대다.
태화호는 전기추진, 이중연료 엔진, 배터리 시스템 등 국제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 핵심 기술이 집약된 ‘바다 위 테스트베드’다. 국내 최초의 직류(DC) 기반 전기추진체계와 이중연료 엔진, 각종 친환경 기자재를 실제 운항 환경에서 검증하며 축적되는 데이터는 국내 조선해양 기업과 기자재 업체들의 실증·검증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조선산업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태화호는 산업적 기능을 넘어 해양관광과 교육 자산으로서의 가치도 확대될 전망이다.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와 연계한 해양관광 콘텐츠, 친환경·스마트선박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시민과 관광객이 미래 해양기술을 직접 체험하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는 산업 인프라가 관광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태화호 전용 계류시설은 ‘선박 한 척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울산이 스마트선박과 친환경 해양산업의 글로벌 실증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전략적 전초기지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제 중요한 것은 운영 방향이다. 공공이 투자한 실증 인프라인 만큼, 개방형 테스트베드로서 기업 참여 폭을 넓히고 성과를 체계적으로 축적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전초기지는 상징이 아니라 성과가 된다.
저작권자 © 울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