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울경 행정통합, 성과식 속도보다 자치권 법제화가 우선
상태바
[사설]부울경 행정통합, 성과식 속도보다 자치권 법제화가 우선
  • 경상일보
  • 승인 2026.02.12 0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 정부의 ‘5극 3특’ 전략이 성공하려면 ‘속도보다는 구조, 합의보다는 제도화’로의 전략적 대전환이 시급하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1일 발표한 ‘초광역권 협력을 위한 특별지방자치단체 개선 방안’ 보고서를 통해, 현 정부의 ‘5극 3특’ 전략은 국가 성장 구조를 다극·네트워크형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정책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당 전략의 성패는 단순히 유망 전략산업을 선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질적으로 가동할 ‘거버넌스 설계와 집행력’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과거 ‘광역경제권발전위원회’가 실질적인 권한 이양 없이 기능적 한계에 부딪혔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별지방자치단체가 단순 협의기구에 머물지 않고 행정 주체로 기능하려면 사무·재정·규제 권한을 법적으로 명확히 하는 구조적 제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제도적 틀 안에서는 통합자치단체 출범 시 핵심 공동사무의 이관 합의 지연, 지자체 간 재원 분담 갈등, 전문 인력 확보의 한계 등 구조적 난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근본 대책은 결국 ‘권한의 법제화’에 있다. 필수 이관 사무의 범위를 법으로 명확히 명시하고, 특자체에 사무 우선수행권을 부여해 기존 지자체와의 중복 수행을 금지해야 한다.

다만, 이렇게 제도적 보완을 마친다 해도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초광역 사업 추진 시 ‘수익자 부담 원칙’은 합리적이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에는 참여를 가로막는 장벽이 될 수 있다. 또 기존 자치단체 외에 별도로 설립되는 특별자치단체가 ‘옥상옥(屋上屋)’식 행정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불식시켜야 한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또한 주민 동의를 전제로 한 ‘상향식’ 행정통합의 시계를 다시 가동하고 있다. 행정통합의 대전제로 특별법 제정과 획기적인 중앙정부 권한 이양을 요구하고 있다. 울산시 역시 주민투표 추진과 더불어, 미국 연방제의 주(州)에 준하는 수준의 실질적인 권한 이양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22년 출범 직후 실무적 동력을 잃고 해산된 ‘부울경 특별연합’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다.

5극3특 행정통합이 구조적 완결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보여주기식 성과에 집착한다면, 과거 실패한 정책의 ‘복사판’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껍데기뿐인 통합이 아닌, 권한의 명확한 제도화와 집행력 확보만이 고사 위기에 처한 지방을 살리는 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오늘의 운세]2026년 2월13일 (음력 12월26일·무오)
  • [알기 쉬운 생활 속 임대차 정보]묵시적 갱신후 법정요건 충족땐 차임증액청구 가능
  • [오늘의 운세]2026년 1월29일 (음력 12월11일·계묘)
  • 언양 반천지구 개발, 서울산 생활권 확장
  • [오늘의 운세]2026년 2월9일 (음력 12월22일·갑인)
  • PHEV 충전시간 7시간 제한…차주들 반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