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수진의 생활과 화학(2)]이차전지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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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진의 생활과 화학(2)]이차전지의 빛과 그림자
  • 경상일보
  • 승인 2026.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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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수진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교수·운영지원처장

우리 일상은 이제 배터리 없이는 상상하기 어려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알람을 울리는 휴대전화에서부터 출퇴근길 전기자동차까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일을 하는 주인공이 바로 이차전지입니다. 여러 번 충전해서 쓸 수 있는 이 작은 장치는 왜 발명되었으며, 어떻게 작동하고, 편리함 뒤에 감춰진 그림자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환경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 기술과 어떻게 공존해야 할까요?

전지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이차전지 내부에는 양극과 음극, 이온이 이동하는 통로인 전해질이 들어 있습니다. 방전이 일어날 때에는 음극에서 나온 전자가 외부 회로를 따라 스마트폰 화면을 밝히고 모터를 돌립니다. 동시에 전해질 속 양이온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며 회로를 완성합니다. 충전할 때는 외부 전기로 이 과정을 거꾸로 되돌려 같은 전지를 반복 사용합니다. 1차 전지와 달리 화학 반응을 되돌릴 수 있어 ‘충전식 전지’라고 부릅니다. 이차전지가 필요해진 데는 인간 욕구 변화가 큽니다. 초기 전기는 가정이나 공장 등 고정된 장소에 사용되었습니다. 건전지는 라디오, 손전등 같은 단순한 기기에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동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전기를 사용하려는 요구가 커졌고, 더 가볍고 오래 가는 전원이 필요해졌습니다. 특히 리튬이온전지는 작은 부피와 무게로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휴대폰, 노트북, 전기자동차까지 사용 범위가 넓습니다.

이차전지가 우리 삶에 가져온 변화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우리의 시간표와 소통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는 도시의 이동 방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전기자동차는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유력한 수단으로 떠오르며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차전지를 무조건 ‘친환경 기술’로만 보는 시각은 위험합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의 채굴 과정에서 산림 파괴와 토양·하천 오염이 발생하고 제조 공정에서는 온실가스도 배출됩니다. 그리고 일부 지역에선 열악한 노동 환경과 아동 노동 문제도 있습니다. 전기자동차도 생산과 폐기를 고려하면 환경 부담이 매우 큽니다. 이차전지는 작은 공간에 높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어 충격, 과열, 제조 결함이나 잘못된 사용으로 발열·화재 위험이 큽니다. 뉴스에서 자주 보는 휴대폰, 전동킥보드, 전기자동차 화재 사고가 대표적 사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차전지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핵심은 덜 버리고, 더 오래 사용하고, 끝까지 책임지는 소비 습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차전지는 우리 삶을 훨씬 편리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편리함이 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을 낳는다면, 완벽한 해결책이 아니라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이제 “얼마나 편리하게 쓰느냐”보다“얼마나 현명하게 쓰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작은 실천과 책임 있는 선택이 계속된다면 이차전지는 미래 세대에게 자랑스러운 친환경 기술이 될 것입니다.

구수진 한국폴리텍대학 석유화학공정기술교육원 교수·운영지원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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