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울산웨일즈, ‘시민구단’의 약점을 ‘지역자산’으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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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울산웨일즈, ‘시민구단’의 약점을 ‘지역자산’으로 바꿔야
  • 경상일보
  • 승인 2026.02.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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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스리그 개막을 한 달여 앞두고 울산웨일즈 선수들이 설 연휴도 반납한 채 제주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라이브피칭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장면은 신생팀의 의욕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울산웨일즈의 출범은 단순한 창단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만든 국내 첫 시민 프로야구단이라는 점에서, 이는 스포츠 영역을 넘어선 정책 실험이기도 하다.

그동안 한국 프로야구는 기업 구단 중심 구조 속에서 운영돼 왔다. 모기업의 지원과 마케팅 역량이 팀의 성패를 좌우하는 방식이었다. 그런 생태계에서 지자체가 운영 주체로 나섰다는 사실은 분명한 전환점이다. 산업수도 울산이 범고래 엠블럼을 앞세워 ‘스포츠 도시’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구단이라면 성적 이전에 지역 공동체를 묶는 구심점이 돼야 한다. 유소년 야구 저변 확대, 학교 스포츠클럽과의 연계, 생활체육과의 선순환 구조를 촘촘히 설계할 때 창단의 의미는 배가된다.

지역사회 파급효과도 적지 않다. 문수야구장에서 치러질 60여 홈경기는 시민에게 새로운 여가 콘텐츠를 제공한다. 경기일정이 주말관광, 지역축제, 상권 활성화와 맞물린다면 소비 흐름을 만드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외국인선수 영입과 다양한 출신 배경의 선수 구성은 울산 시민에게 색다른 문화경험을 선사하고, 도시 브랜드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결과가 아니라 도시의 분위기와 자긍심을 바꾸는 힘을 지닌다.

물론 시민구단의 길은 쉽지 않다. 연 60억원 안팎의 운영비가 세금으로 충당되는 구조에서 투명성과 책임성은 기본 조건이다. 퓨처스리그 특성상 관중 기반이 약하다는 점도 현실이다. 구단 운영이 정치적 이해에 휘둘리지 않도록 독립적 거버넌스와 정보공개, 외부 평가 체계를 제도화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 기업 후원과 시민 참여를 확대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울산웨일즈의 성적표는 승패만으로 매겨지지 않는다. 공공이 만든 스포츠 모델이 지역에 무엇을 남겼는지가 더 중요한 기준이다. 단계적 법인 전환과 자립 기반 마련 계획을 구체화하고, 지역 환원 효과를 수치로 제시할 때 시민의 신뢰는 두터워질 것이다. 시민구단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지역의 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울산웨일즈는 ‘첫 사례’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의미 있는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설 연휴에도 이어진 선수들의 땀이 그 가능성을 증명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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