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찾은 중구 장현동 혁신도시 일대. 주택과 상가 사이사이 비어 있는 나대지에는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잡풀이 무성했고, 삐죽삐죽 솟은 마른 나무들은 그동안의 방치 시간을 짐작케 했다.
인근 주민이 설치한 ‘쓰레기 무단투기 금지’ 현수막이 바람에 나부끼는 아래에는 생활쓰레기 봉투와 폐자재가 뒤섞여 쌓여 있었다. 골목을 따라 흩어져 있는 미개발 부지들은 도시 한복판에 남겨진 쓰레기섬처럼 주변 경관을 해치고 있었다.
지난 2017년 혁신도시가 준공된 뒤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민간에 분양된 일부 토지는 여전히 첫 삽을 뜨지 못한 채 방치된 상태다.
중구의회에 따르면, 혁신도시 내 민간 분양 768필지 가운데 건축이 완료된 곳은 485필지로 63.1%에 그친다. 나머지 283필지(36.8%)는 나대지로 남아 있다.
지역별 편차도 뚜렷하다. 복산동은 115필지 중 61필지에만 건축이 이뤄져 54필지가 비어 있고, 약사동 역시 333필지 중 136필지가 미개발 상태다.
반면 상권이 비교적 활성화된 유곡동은 92필지 중 81필지에서 건축행위가 이뤄져 상대적으로 높은 개발률을 보였다.
문제는 방치된 나대지가 단순한 미관 저해를 넘어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혁신도시 일대 빈 땅들은 대부분 주택과 상가에 인접해 있다. 잡풀이 우거진 공간에는 담배꽁초와 생활폐기물이 쉽게 쌓이고, 건조한 날씨에는 작은 불씨도 자칫 대형 화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근 상인은 “여름이면 풀이 허리까지 자라고, 누가 버리고 간 쓰레기에서 냄새도 난다”며 “불이라도 나면 골목 전체가 위험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도운 중구의원은 “혁신도시 곳곳의 나대지가 사실상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민간 소유 토지라 하더라도 관련 법과 조례에 따른 청결 유지 의무를 명확히 하고 행정적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구 관계자는 “건축비 상승과 토지 소유주의 사정 등으로 개발이 지연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전수조사를 통해 방치 부지를 파악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청결 유지와 안전 확보를 위한 필요한 조치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주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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