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경기 침체로 건설업계의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임금 체불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업은 중대재해 위험과 불법 하도급 구조 등으로 타 업종보다 임금 체불 등 노동자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산업으로 꼽힌다.
울산 건설업의 불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한국은행 ‘지역경제보고서’를 보면, 동남권(울산·부산·경남)은 지난해 상반기 중 건설 생산 감소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울산의 경우 지난해 건설수주액이 전년 대비 7.3% 감소한 5조2591억원으로 나타나며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울산에서도 체불 문제가 불거졌다. 중구 우정동의 한 신축 아파트 현장에서 일한 노동자 150여명은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치 임금이 체불됐다고 주장한다. A하청업체와 계약하고 골조 공사 등에 투입된 이들이 받지 못한 임금은 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은 자금 지급 구조의 문제를 원인으로 지목한다. 이들은 공사 발주자인 아파트 조합이 시공사에 공사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으면서 하도급 단계에서 자금난이 발생했고, 결국 임금 체불로 이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공사와 하도급 업체 간 정산 지연 등이 누적되면서 피해는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노동계에서는 하도급 구조의 임금 체불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발주자의 직접지급제와 인건비 지급 의무화 등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노총 부산울산경남건설지부 울산지대는 “공사 종료가 얼마남지 않았는데 체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원청으로부터 설 명절 전 임금 지급 약속을 받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며 “장비 기사들까지 합치면 체불액은 더 늘어날 수 있다. 피해가 극심하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체불 진정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오는 20일 아파트 공사 현장 앞에서 항의 집회 등 집단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이다예기자 ties@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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