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북 사랑의온도탑은 125℃를 달성했다. 모금 참여 현황을 보면 개인 기부자가 109억원으로 약 49.3%, 법인기부자가 112억원으로 약 50.7%를 기록했다. 거의 반반 비율이다. 기업 중심 모금 구조에서 벗어나 시민 참여가 균형을 이룬 셈이다. 울산의 개인기부 집계는 15억2000만원으로 20.9%였다.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지난해 경북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시민·기업 모두 기부 피로도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했다”며 “이미 산불 성금으로 여러 차례 큰 기부가 이어진 뒤라 통상적으로는 그 다음 해 모금액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금액을 낮추지 않고 대부분 기존 기부자들이 그대로 희망2026나눔캠페인에 참여, 개인 기부는 오히려 늘었다.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다른 지회와 마찬가지로 감사 인사, 예우 물품 제공 등 기부자 관리를 이어갔을 뿐이다. 결국 해답은 ‘관심 유지’와 ‘참여 확대’였다.
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배분분과실행위원장이자 울산과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전형미 교수는 “기부는 첫 발굴이 가장 어렵다”며 “한 번이라도 기부를 경험한 사람은 이후 지속적인 참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짚었다.
울산의 과제는 분명하다. ‘얼마를 내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시민이 참여하느냐’가 안정적인 복지 기반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전형미 교수는 “인구 300만 도시의 개인기부 20%와 110만 도시의 20%는 체급 자체가 다르다”며 “절대 인구에서 오는 참여 규모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울산은 여전히 기부에 대한 시민 인식이 낮은 편이다”며 “참여를 확산시키는 방향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묵은 기업 기부 의존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울산에서 처음 시도된 ‘7000원 기부 릴레이’에는 3031명이 참여했다. 금액의 크기보다 3000여명이 ‘기부 경험’을 했다는 점이 의미가 있었다고 전 교수는 평가했다.
그는 “막연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첫 기부에서 만족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작은 금액이라도 참여 경험이 쌓이면 기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향후에는 1000원 기부 등으로 문턱을 더 낮추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부담을 최소화해 참여 저변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평생교육기관의 중장년·노년층 동아리 등을 대상으로 한 홍보 확대와 가정 단위 참여방식 도입도 구상 중이다. 결국 방향은 시민 참여형 구조로의 전환이다. 기업이 많은 도시라는 상징만으로 기부문화가 단단해지지는 않는다.
전 교수는 “기부와 나눔은 확산된다”며 “스스로도 오랜 시간동안 기부와 나눔에 참여해오며 먼저 장학금을 내면 ‘나도 함께하겠다’며 동참하는 사례를 여러 번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어 “1000원, 1만원이라도 괜찮다. 문턱을 낮추고 만족감을 느끼게 해야 시민 참여가 균형을 이루는 구조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혜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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