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2031년 울산권 개발제한구역(GB) 관리계획’ 수립에 착수했다. 이 계획은 어디를 풀고 어디를 묶느냐의 기술적 판단을 넘어, 울산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도시 전략의 문제다. 직전 2026년 관리계획이 생활편의시설 확충과 개별 사업 대응에 무게를 뒀다면, 2031년 계획은 누적된 변경의 흐름을 정리하고 원칙을 재정립하는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
그동안 울산권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은 잦았다. 공원·휴양 등 생활밀착형 사업도 변경 절차를 거쳐 추진되는 구조가 반복됐다. 도시가 움직이는 만큼 변경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은 울산의 미래상을 담은 도시기본계획의 큰 틀 안에서 수립되어야 한다, 아울러 하위 도시관리계획과 유기적으로 맞물려 실질적인 도시 성장을 뒷받침해야 한다. 그래야 법적·논리적 타당성을 갖게 된다.
울산시의 개발제한구역(GB) 해제는 단순한 가용 부지 확보를 넘어, ‘산업 구조 고도화’와 ‘인구 유출 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해제를 통해 확보한 부지는 전기차 전용 공장과 수소 산업 등 미래 먹거리 산업 용지로 우선 공급될 예정이다. 동시에 청년층과 신혼부부를 위한 쾌적하고 저렴한 주거 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수도권으로 향하는 인구 유출을 막는 강력한 ‘주거 방어선’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따라서 이번 ‘2031년 관리계획’ 수립은 ‘계획적 해제’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필요한 곳을 정밀하게 타격해 푸는 ‘핀셋 해제’를 도입하되, 잔여 녹지축은 엄격히 보존해 도시의 허파 기능을 유지하고 난개발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다만, 국토교통부로부터 배정받은 해제 가능 총량의 효율적 배분과 해제 면적에 상응하는 대체 녹지 조성 등은 향후 울산시가 치밀하게 풀어야 할 과제다.
울산은 전체 면적의 약 4분의 1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도시 성장에 제약을 받아왔다. 이제는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관리로 이 제약을 기회로 바꾸어야 한다.
2031년 울산권 GB 관리계획은 규제의 목록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지속 가능한 운영 규칙’이어야 한다. 기준이 모호하면 변경이 잦아지고, 변경이 잦아지면 정책에 대한 신뢰와 갈등은 정비례하기 마련이다. 이번 계획은 그 악순환을 끊어내는 기점이 되어야 한다. 원칙을 세우고 성장의 경로를 명확히 설계할 때, 개발제한구역은 더 이상 도시의 성장을 가로막는 ‘족쇄’가 아니라 울산의 내일을 가리키는 정교한 ‘나침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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