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떠난 공원에 경로당 짓자…고령화로 도시공간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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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떠난 공원에 경로당 짓자…고령화로 도시공간 재편
  • 신동섭 기자
  • 승인 2026.02.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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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경로당 신축이 예정된 울산 울주군 동부리 북문공원. 경로당은 놀이터 반대편의 공터에 조성될 예정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잦아든 울산 울주군의 한 어린이 공원이 노인들의 쉼터로 변신한다. 인구 절벽과 고령화라는 거대한 파도가 도심 속 ‘공원 지도’마저 바꾸고 있다.

19일 울주군에 따르면, 언양읍 동부리 371-1 일원 ‘북문공원’의 도시관리계획 변경이 추진 중이다. 핵심은 기존 어린이 공원의 부지 일부를 제척하고, 그 자리에 경로당을 신축하는 것이다.

이번 결정에 따라 북문공원의 전체 면적은 기존 2090.8㎡에서 1906.8㎡로 184㎡(8.8%) 감소한다. 공원에서 제외된 부지는 고스란히 경로당 신축을 위한 사회복지시설 용지로 전환된다.

이번 사업은 동부리 노인들의 숙원을 해결하려는 조치다. 동부리는 지난 1990년대 후반 동부 3리에서 4리로 분동 된 이후, 마땅한 경로당 건물이 없어 인근 복지센터 내 협소한 공간을 임시 쉼터로 사용해 왔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노인 인구가 늘고 기존 시설마저 노후화되자, 제대로 된 경로당을 지어달라는 민원이 지난 2018년부터 잇따랐다. 군은 부지 확보를 위해 국공유지를 물색했지만 도심 내 마땅한 땅이 없어 난항을 겪어왔다.

결국 군은 “어린이 공원이지만 정작 이용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는 노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공원 부지 일부를 활용하는 방안을 택했다. 아동 인구는 줄고 노인 인구는 늘어나는 인구 절벽 시대의 단면이 행정 계획에 투영된 셈이다.

이 같은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언양읍 서부리 남천공원과 2024년 구영리 중앙공원도 공원 일부를 제척하고, 경로당을 조성했다. 마을 놀이터를 없애고 경로당을 만든 사례도 있다.

이는 군이 직면한 초고령화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도심 내 한정된 부지에서 세대 간 공간 경쟁이 벌어질 경우, 상대적으로 이용률이 저조한 아동 시설이 노인 시설로 대체되는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울주군 관계자는 “부족한 노인 복지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이용 효율이 떨어진 공원 부지를 활용하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한 것”이라며 “향후 관련 절차를 거쳐 빠르면 올해 안에 설계를 마치고 내년에 착공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글·사진=신동섭기자 shingiz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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